작년쯤에 제가 진짜 크게 한 번 망했었거든요. 그때는 운동 막 재밌어질 때라 스스로는 “이 정도 먹어야 몸 커진다” 이 마인드였어요. 근데 지금 생각하면 벌크업도 아니고 그냥 식욕에 명분 붙인 수준이었음. 아침부터 닭가슴살 챙겨 먹는 건 좋았는데, 문제는 그 뒤였죠. 운동했으니까 괜찮다 하면서 빵 먹고, 저녁엔 밥 두 공기 때리고, 밤에는 단백질 보충제 먹었다고 면죄부 받은 것처럼 과자까지 털었어요. 숫자만 보면 단백질 신경 쓴 척인데 실제로는 총칼로리를 아예 못 봤던 거죠.

더 웃긴 건 그때 체중 오르는 거 보고 은근 좋아했어요. “오 근육 붙나?” 이러면서요. 근데 허리부터 먼저 터지더라고요. 벤치나 스쿼트 기록이 드라마틱하게 오르는 것도 아니고, 몸은 무겁고, 계단만 올라가도 숨차고, 사진 찍으면 얼굴선이 먼저 사라짐. 그때부터 슬슬 이상한데 싶어서 식단을 갑자기 확 줄였는데, 또 그게 두 번째 실수였음. 원래 많이 먹다가 갑자기 샐러드만 먹고 버티려니까 운동할 때 힘도 안 나고, 밤에 결국 못 참고 폭식 비슷하게 가더라고요. 낮엔 참다가 밤에 라면이랑 군것질로 터지는 패턴. 이거 몇 번 반복하니까 멘탈도 같이 박살났어요.

제가 그때 느낀 건, 다이어트 실패가 의지 부족 한 줄로 끝나는 게 아니더라고요. 애초에 평소 먹는 습관이랑 목표 설정이 엉켜 있으면 몸보다 머리가 먼저 지침. 저는 “빨리 빼야지”에 꽂혀서 너무 급하게 갔던 게 제일 컸어요. 운동하는 사람이라고 다 식단 잘하는 것도 아니고, 단백질 챙긴다고 자동으로 감량 모드 들어가는 것도 아니었고요. 지금은 적어도 예전처럼 운동했다는 이유로 먹는 걸 정당화하진 않으려고 함. 단백질은 챙기되, 결국 전체적으로 얼마나 먹는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걸 늦게 배웠네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 중에 저처럼 벌크랑 폭식을 헷갈렸다가 컷팅 때 더 망한 적 있나요? 특히 처음 감량 들어갈 때 식사량을 천천히 줄이는 쪽이 본인한테 더 맞았는지 궁금함. 저는 한 번에 확 조이는 방식은 진짜 안 맞는 것 같더라고요. 부산이라 그런가 밀면, 돼지국밥, 회에 술까지 유혹이 너무 많아서 더 빡셌음. 다들 실패했던 방식 하나씩만 풀어주면 저도 참고 좀 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