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가 다이어트한다고 제일 먼저 한 게 운동도 아니고 식단 정리도 아니고, 각종 영양제 성분표부터 뒤지는 거였어요. 원래도 영양제 성분 따지는 편이라 “이 성분은 대사에 도움 될 수 있어요”, “이 조합은 식욕 조절에 도움 될 수 있어요” 이런 말 보면 바로 혹했거든요. 그때는 진짜 생활패턴은 엉망인데 캡슐 몇 개만 잘 챙기면 좀 빨리 빠질 줄 알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제일 중요한 밥, 수면, 움직임은 놔두고 주변 것만 열심히 본 거죠.
특히 실패했던 이유가, 제가 성분 하나하나 따지면서도 정작 총량 개념은 너무 대충 봤다는 점이었어요. 예를 들면 단백질 챙긴다고 프로틴바, 단백질음료, 닭가슴살 소시지 이런 걸 쌓아놨는데, 각각 칼로리랑 당류, 지방 들어간 건 제대로 안 봤어요. “단백질 들어있으니까 괜찮겠지” 하고 먹었는데 하루 끝나고 보면 간식이 더 늘어난 느낌이더라고요. 부산 사람이라 그런지 야식 끊는 것도 실패해서 밤에 배고프면 닭가슴살 제품 하나 더 먹고, 견과류도 몸에 좋다니까 한 줌이 아니라 두세 줌 먹고. 몸에 좋다는 거랑 살이 빠지는 건 또 다르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제일 크게 망한 건 보상심리였어요. 낮에 샐러드 먹고 계단 좀 걸으면 저녁에 “오늘 관리했으니까 이 정도는 괜찮다” 이 모드로 들어가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주말에 한 번 무너지고, 체중 안 줄면 또 다른 성분 찾고, 또 뭔가 추가하고. 이게 반복되니까 돈은 돈대로 쓰고 루틴은 더 복잡해지고 오히려 오래 못 갔어요. 체감상 저한테 맞았던 건 화려한 조합보다 그냥 먹는 양 적어두고, 배고픔 심한 시간대 파악하고, 군것질 대체할 만한 걸 미리 정해두는 쪽이었어요. 영양제는 부족한 부분 보완 정도로 보는 게 맞는 것 같고요.
요즘은 예전처럼 “이거 먹으면 되나?”보다 “내가 이걸 왜 먹는지”부터 보게 됐어요. 성분표 보는 습관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그걸 다이어트의 중심으로 두면 저처럼 삽질할 수 있겠다 싶네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도 예전에 건강한 음식이나 보충제라고 안심했다가 양 조절 망해서 실패한 적 있나요? 저는 아직도 가끔 단백질 간식류에서 방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