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진 날씨에 창문 여는 시간이 줄고, 난방을 켜기 전 애매한 환절기에는 환기 자체를 잊기 쉽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바로 이 시기에 실내 라돈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름철 냉방 가동, 겨울철 난방 가동과 달리 가을은 창문을 열지도 닫지도 않은 채 방치되는 날이 많아 환기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라돈은 흙, 암석, 콘크리트 등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무색무취의 방사성 기체로, 호흡을 통해 폐에 쌓이면 장기적으로 폐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와 질병관리청은 라돈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흡연과 함께 폐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꾸준히 관리 대상에 올려두고 있다.
라돈은 지하나 건물 바닥의 틈새, 하수구, 벽의 균열 등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는데, 창문을 자주 여는 봄과 여름에는 환기로 희석되지만 환기가 줄어드는 늦가을과 겨울에는 농도가 서서히 쌓이는 경향을 보인다. 환경 당국의 조사에서도 환기가 적은 계절에 실내 라돈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특히 단독주택이나 반지하 공간, 오래된 다세대주택은 바닥과 벽면의 틈새가 많아 라돈이 더 쉽게 유입될 수 있다. 신축 건물이라도 단열을 강화하며 밀폐도가 높아진 구조라면 환기가 부족할 때 라돈을 포함한 여러 오염물질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오래된 건물 틈새는 라돈 유입 통로가 될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라돈 농도는 전문 측정기기나 간이 측정 키트를 통해 가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보건소는 저농도 라돈 무료 측정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비용 부담 없이 집안 공기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측정은 창문을 평소대로 사용하는 생활 패턴에서 최소 수일 이상 진행해야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환경부는 다중이용시설과 공동주택의 실내 라돈 권고 기준을 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가정에서도 이 기준을 참고해 농도가 높게 측정됐다면 환기 습관을 바꾸거나 저감 장치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안내한다. 기준치를 넘었다고 즉시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간 고농도 노출 상황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에 맞바람이 통하도록 두 개 이상의 창문을 동시에 여는 맞통풍 방식이 라돈을 포함한 실내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방법으로 꼽힌다. 하루 세 차례, 한 번에 십 분 이상 환기하는 습관을 유지하면 난방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큰 불편 없이 공기질을 관리할 수 있다.

하루 세 차례 맞통풍 환기가 라돈 저감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환기가 어려운 시간대에는 공기청정기나 환기형 공기순환장치를 보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일반 공기청정기는 라돈 같은 기체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어 창문 환기를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바닥이나 벽에 균열이 있다면 실리콘 등으로 메워 라돈이 유입되는 통로 자체를 줄이는 방법도 함께 고려할 만하다.
지하 주차장과 연결된 공동주택이나 반지하 주택에 거주한다면 환기 횟수를 줄이기보다 오히려 늘리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처음 창문을 열 때 실내 공기가 평소보다 무겁거나 탁하게 느껴진다면 라돈을 포함한 오염물질이 밤새 쌓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환기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가을은 창문을 닫아두기 좋은 날씨이지만 그만큼 실내 공기가 정체되기 쉬운 계절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난방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지금, 간이 측정 키트나 보건소 무료 측정 서비스를 통해 집안 라돈 수치를 한번 확인해보고, 측정값이 높다면 하루 세 차례 맞통풍 환기와 균열 보수 등 생활 속 조치를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