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여러 주가 지났는데 체중계 숫자가 며칠째 꿈쩍하지 않는 정체기를 겪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럴 때 조급한 마음에 식사량을 더 줄이거나 운동 강도를 무리하게 높이는 경우가 많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일정 기간 섭취 열량을 계획적으로 늘리는 이른바 다이어트 브레이크가 정체기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체중 정체는 단순한 의지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가 줄어든 에너지 섭취량에 적응하는 자연스러운 생리 반응인 경우가 많다. 체중이 줄면 기초대사량도 함께 낮아지는데, 이는 몸이 더 적은 열량으로도 생존할 수 있도록 대사 효율을 높이는 과정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초반과 같은 강도의 식단을 유지해도 체중 감소 속도는 점차 느려질 수밖에 없다.
장기간 열량 섭취를 제한하면 식욕과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 균형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포만감을 유도하는 호르몬 분비는 줄고 공복감을 자극하는 호르몬 분비는 늘어나는 방향으로 몸이 반응하면서, 같은 양을 먹어도 배고픔을 더 크게 느끼는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관련 학계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섭취 열량을 더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극단적인 저열량 식단이 장기화되면 근육량이 함께 줄어들면서 기초대사량이 더 떨어지고, 이후 식사량을 조금만 늘려도 체중이 빠르게 되돌아오는 이른바 요요현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만성적인 배고픔과 스트레스로 다이어트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정체기 앞에서 식단을 다시 점검하는 순간 [그림=메디닉스DB]
다이어트 브레이크는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 고안된 개념이다. 체중 감량을 위한 식단을 일정 기간 이어가다가, 정체기가 뚜렷해지면 짧게는 1~2주에서 길게는 한 달가량 체중 유지에 필요한 만큼의 열량을 섭취하며 몸이 회복할 시간을 주는 방식이다. 무작정 굶는 대신 계획된 휴지기를 두는 셈이다.
이 기간에는 체중 감량 자체보다 대사 기능 회복과 호르몬 균형 정상화에 초점을 맞춘다. 섭취 열량을 감량기보다 다소 늘리되 평소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만 조정하는 것이 핵심으로, 무제한으로 먹는 것과는 다르다. 이 기간이 끝나면 다시 체계적인 감량 단계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이어간다.
다이어트 브레이크 기간의 식단 구성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단백질 섭취량은 근육량 유지를 위해 그대로 유지하면서 탄수화물 비중을 소폭 늘리는 방식이 흔히 권장된다. 다만 이 시기를 고칼로리 음식을 마음껏 먹어도 되는 기회로 오해해 가공식품이나 과도한 당류 섭취로 이어지면 오히려 정체기 극복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운동 계획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브레이크 기간에는 강도 높은 유산소 운동보다 근력 운동 비중을 유지하거나 늘려 근육량 손실을 막는 방향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통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관리하는 것도 대사 회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이어트 브레이크 기간에 맞춘 균형 식단 [그림=메디닉스DB]
다만 다이어트 브레이크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방법은 아니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으로 식단 관리를 받고 있는 경우에는 임의로 섭취 열량을 조정하기보다 의료진이나 영양 전문가와 상담한 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안전하다. 대한비만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도 무리한 저열량 식단보다는 지속 가능한 체중 관리 방법을 권고하고 있다.
정체기를 하나의 실패로 받아들이기보다 다이어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단계로 이해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심리적 압박감이 클수록 폭식이나 다이어트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체중계 숫자에만 집착하기보다 체지방률이나 신체 변화, 컨디션 등을 함께 확인하며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중 정체가 2주 이상 이어진다면 무작정 식사량을 줄이기보다 최근 며칠간의 식단과 수면, 스트레스 상태를 먼저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이후에도 변화가 없다면 단기간 유지 열량으로 돌아가는 다이어트 브레이크를 시도해볼 수 있으며, 극심한 피로감이나 어지럼증 등 이상 증상이 동반된다면 전문 의료진과 상담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