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과 국제 스포츠 행사로 해외 이동이 늘면서 홍역에 대한 주의가 다시 커지고 있다. 홍역은 예방접종으로 막을 수 있는 감염병이지만 전파력이 매우 강해, 면역력이 없는 사람이 환자와 가까이 접촉하면 대다수가 감염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2026년 7월 9일까지 미국에서 확인된 홍역 환자는 2231명이며, 전체 환자의 93%가 집단발생과 관련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새롭게 보고된 집단발생도 32건에 달했다.
홍역 유행은 특정 국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보고된 잠정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공개한 현황을 보면 인도와 방글라데시, 예멘, 멕시코, 파키스탄 등 여러 국가에서 대규모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홍역 바이러스는 국경을 넘어 이동하기 쉬워 해외에서 감염된 사람이 귀국한 뒤 가족이나 학교, 직장, 의료기관에서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감염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고열과 기침, 콧물, 결막 충혈,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후 얼굴과 머리 부근에서 시작된 붉은 발진이 몸통과 팔다리로 퍼지는 양상을 보인다. 입안에 작고 흰 반점이 관찰되기도 한다. 발진은 노출 약 14일 뒤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개인에 따라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홍역 환자는 발진이 나타나기 전부터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발진 발생 4일 전부터 발생 후 4일까지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자가 떠난 공간에서도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최대 2시간가량 남을 수 있어 대기실이나 비행기, 숙박시설처럼 여러 사람이 머무는 실내에서는 노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며 회복하지만 영유아와 임신부, 면역저하자, 일부 성인에게는 폐렴이나 중이염, 설사, 뇌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건강했던 아이도 증상이 심하면 입원이 필요할 수 있어 고열과 발진을 가벼운 피부질환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숨쉬기 힘들어하거나 의식이 흐려지고 심하게 처지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신속한 의료적 평가가 필요하다.
해외여행 뒤 발열과 기침, 콧물, 눈 충혈, 발진이 함께 나타난다면 병원을 바로 방문하기보다 먼저 의료기관에 전화해 여행한 국가와 증상을 알려야 한다. 별도 동선 안내를 받은 뒤 이동하고 대중교통 이용은 줄이는 것이 다른 환자와 의료진의 노출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만으로는 홍역을 충분히 막기 어려우므로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질병관리청은 북중미 지역 홍역 유행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출국 전 예방접종 기록을 확인하고, 접종력이 불확실한 경우 접종을 완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어린이는 생후 12∼15개월에 1차, 만 4∼6세에 2차 MMR 접종이 표준 일정이다. 1968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성인 가운데 홍역 확진 이력이나 항체 확인, MMR 2회 접종 기록 등 면역의 근거가 없다면 여행 전 의료진과 접종 필요성을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홍역은 오래전에 사라진 병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해외 유행과 인구 이동이 계속되는 한 국내 유입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여행 가방을 챙기기 전 예방접종 기록을 확인하고, 귀국 후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여행력을 먼저 알리는 습관이 개인과 지역사회를 함께 보호하는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