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철이 되면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남태평양, 아프리카 등 따뜻한 지역으로 떠나는 해외여행이 늘어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감염병 중 하나가 뎅기열이다. 뎅기열은 감염된 모기에 물려 전파되는 바이러스 질환으로, 해외여행 중 감염된 뒤 귀국 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현지에서 단순 몸살이나 더위 탓으로 넘기기 쉽지만, 고열과 심한 두통, 근육통, 발진이 동반된다면 여행 이력을 함께 살펴야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2026년 6월 23일 전 세계 뎅기열 여행보건 공지를 통해 뎅기열이 세계 여러 지역에서 연중 위험이 될 수 있고, 유행은 보통 2~5년 주기로 발생한다고 안내했다. CDC는 위험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에게 모기 물림 예방수칙을 지키고, 여행 전 목적지별 정보를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뎅기열은 특정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 모기 서식 환경, 사람 이동이 겹치며 세계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이다.
뎅기열을 옮기는 대표적인 모기는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다. 이 모기들은 주로 낮 시간에도 사람을 물 수 있어 밤에만 조심하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숙소 안에 있어도 창문 방충망이 허술하거나, 발코니와 욕실 주변에 물이 고여 있으면 모기 노출이 생길 수 있다. 해변이나 리조트뿐 아니라 도시 지역에서도 감염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증상은 감염 후 며칠 뒤 갑자기 시작될 수 있다. 고열, 심한 두통, 눈 뒤쪽 통증, 근육통과 관절통, 메스꺼움, 구토, 발진이 대표적이다. 일부 환자는 잇몸 출혈이나 코피, 멍이 쉽게 드는 증상, 심한 복통, 반복 구토, 호흡곤란, 축 처짐 같은 경고 신호를 보일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 감기나 장염으로 넘기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특히 뎅기열은 한 번 감염됐다고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 뎅기 바이러스에는 여러 혈청형이 있어 다른 유형에 다시 감염될 수 있고, 재감염 시 중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과거 뎅기열을 앓았던 사람이 유행 지역을 다시 방문한다면 더 신중해야 한다. 고령자, 임신부, 만성질환자, 어린이는 탈수와 출혈, 쇼크 같은 합병증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는 2026년 3월 기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2026년 초부터 3월 23일까지 전 세계에서 50만 건이 넘는 뎅기열 사례와 100명 이상의 관련 사망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수치로 설명됐지만,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여행자는 “올해는 괜찮다”는 막연한 판단보다 방문 국가의 최신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예방의 핵심은 모기 물림을 줄이는 것이다. 야외활동이 많은 일정이라면 밝은색 긴소매와 긴바지를 준비하고, 노출된 피부에는 허가된 모기 기피제를 사용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물놀이를 한 뒤에는 기피제 사용 간격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숙소는 방충망, 냉방, 모기장 상태를 살피고, 창문과 문을 오래 열어두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모기는 작은 물 고임에서도 번식할 수 있다. 숙소 주변 화분 받침, 버려진 컵, 배수구, 양동이, 타이어, 장난감 등에 물이 고여 있으면 모기가 늘어날 수 있다. 여행자가 숙소 환경을 모두 통제하기는 어렵지만, 머무는 공간 주변의 물 고임을 줄이고, 모기가 많은 시간대와 장소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노출을 줄일 수 있다.
여행 중 열이 나면 해열제 선택도 주의해야 한다. 뎅기열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일부 진통소염제 사용을 피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현지에서 임의로 약을 복용하기보다 의료진에게 여행 지역과 증상을 알리고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하지만, 심한 구토나 복통, 어지럼, 소변 감소가 있으면 단순 탈수로만 생각하지 말고 진료가 필요하다.
귀국 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여행 중에는 괜찮았더라도 돌아온 뒤 고열과 몸살, 발진이 생기면 최근 방문 국가를 의료진에게 먼저 알려야 한다. 특히 동남아시아, 중남미, 카리브해, 남태평양 등 뎅기열 위험이 알려진 지역을 다녀왔다면 진료 시 여행 이력은 중요한 단서가 된다. 감염병은 증상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언제 어디를 다녀왔는지가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뎅기열은 백신만으로 해결되는 감염병으로 보기 어렵다. 국가와 개인의 상황에 따라 백신 권고가 제한적으로 적용될 수 있고, 여행자에게 가장 현실적인 예방수단은 여전히 모기 회피다. 여행 전 목적지별 감염병 정보를 확인하고, 여행 중에는 모기 기피제와 긴 옷, 안전한 숙소 환경을 챙기며, 귀국 후 의심 증상을 빠르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여행은 즐거운 경험이지만 감염병 준비가 부족하면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뎅기열은 낮에도 무는 모기에 의해 전파될 수 있고, 도시와 휴양지 모두에서 노출될 수 있다. 여름 해외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여권과 항공권만큼 모기 예방 준비도 함께 챙겨야 한다. 작은 모기 한 마리를 피하는 습관이 여행 후 건강을 지키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