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전단계는 혈당이 정상 범위보다 높지만 당뇨병으로 진단될 정도는 아닌 상태다. 뚜렷한 증상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시간이 지나면 당뇨병뿐 아니라 고혈압, 심장질환, 만성콩팥병 등 여러 건강 문제가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 장기 추적 연구에서는 이 시기부터 식사와 운동 습관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경우 복합 만성질환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 지원으로 진행된 연구에는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은 성인 1173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참여자들을 집중적인 생활습관 관리군, 메트포르민 복용군, 위약군으로 나눈 뒤 후속 연구를 통해 20년 넘게 건강 상태를 추적했다. 연구 결과는 2026년 국제학술지 JAMA에 발표됐다.

생활습관 관리 프로그램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라는 권고에 그치지 않았다. 초기에는 개인별 교육을 16차례 제공하고, 섭취 열량과 지방을 줄이면서 일주일에 150분 이상 신체활동을 하도록 했다. 목표는 시작 당시 체중의 7% 이상을 감량하는 것이었다. 이후에도 정기적인 그룹 교육과 보강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 습관을 이어가도록 지원했다.

장기간 추적이 끝났을 때 참여자의 85%는 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경험했다. 그러나 생활습관 관리군은 위약군과 비교해 두 가지 만성질환이 생길 위험이 21% 낮았고, 세 가지 만성질환 위험은 25% 낮았다. 분석 대상에는 고혈압, 심장질환, 뇌졸중, 관절염, 만성콩팥병, 만성폐쇄성폐질환, 암, 우울증, 치매, 골다공증, 당뇨병 등이 포함됐다. 당뇨병을 제외하고 다시 분석해도 유사한 경향이 유지됐다.

이번 연구에서 메트포르민 복용군은 복합 만성질환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지 않았다. 다만 이는 메트포르민의 당뇨병 예방 효과 자체를 부정하는 결과가 아니다. 연구의 핵심은 당뇨 전단계에서 식사와 신체활동, 체중을 함께 관리하는 생활습관 프로그램이 당뇨병을 넘어 여러 만성질환의 누적 위험과도 연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상에서는 극단적인 식단보다 지속할 수 있는 변화가 중요하다. 흰쌀이나 정제된 면류의 양을 줄이고 채소, 통곡물, 콩류, 생선, 달걀 등으로 식사의 균형을 맞추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세계보건기구도 건강한 식사의 기본 원칙으로 충분한 영양, 균형, 절제, 다양성을 제시하며 가공이 적은 식품을 중심으로 구성할 것을 권고한다.

운동 역시 한 번에 몰아서 하기보다 빠르게 걷기, 계단 이용, 식후 산책처럼 생활 속 움직임을 나눠 실천하는 편이 부담이 적다. 체중 감량 수치에만 집착하기보다는 허리둘레, 혈압, 공복혈당, 활동량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가 2026년 셀프케어의 달을 통해 수면, 식사, 기분 등 한 가지 항목을 7일간 기록해 보라고 제안한 것도 생활 패턴을 먼저 파악해야 변화가 오래가기 때문이다.

당뇨 전단계는 아직 늦지 않았다는 신호에 가깝다. 건강검진에서 혈당이 높게 나왔다면 단순히 다음 검진을 기다리기보다 식사량과 활동 습관을 점검하고, 개인의 체력과 질환 상태에 맞는 관리 방향을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