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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한참 일하는 중에도, 대화 도중에도, 걷다가도 갑자기 깊은 잠에 빠져드는 사람들. 주변에서는 “피곤해서 그래”라고 쉽게 말하지만, 이들이 겪는 문제는 단순한 피로가 아닌 ‘기면증’일 수 있다. 기면증은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뇌 기능에 이상이 생겨,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수시로 졸음에 빠지는 신경계 질환이다.


기면증은 주요 증상으로 ‘주간과다졸림’을 보인다. 일반적인 피로와 달리, 밤에 충분히 잤음에도 불구하고 낮 동안에도 참을 수 없는 졸음이 반복되며, 때로는 몇 분간 완전히 의식을 잃은 듯한 수면에 빠진다. 심한 경우 식사 중이거나 운전 중에도 잠에 빠져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기면증 환자 중 일부는 ‘탈력발작’을 겪는다. 이는 웃거나 놀랐을 때 갑자기 무릎이 꺾이거나 턱이 처지는 증상으로, 근육의 긴장이 갑작스럽게 풀리는 현상이다. 이외에도 생생한 환각이나 수면마비(가위눌림) 등이 동반되기도 하며, 이 때문에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오인되기도 한다.


기면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환자에서 ‘하이포크레틴(orexin)’이라는 각성을 유지하는 뇌 신경전달물질이 비정상적으로 낮게 나타난다. 이는 자가면역 반응에 의해 뇌 속 하이포크레틴 분비 세포가 손상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전적 요인도 일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면증은 전문적인 수면의학적 평가가 필요하다. 수면다원검사(PSG)와 주간다중수면잠복기검사(MSLT) 등으로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으며, 단순한 수면 부족과 감별이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낮아 증상이 나타난 지 수년이 지나서야 진단을 받는 경우도 흔하다.


현재 기면증은 완치가 어렵지만, 약물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증상 조절이 가능하다. 각성 상태를 유지시켜주는 약물, 탈력발작을 줄이는 약물 등이 있으며, 낮잠을 계획적으로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사회적인 이해와 배려도 필요하다. 수업 중 졸거나, 직장에서 집중하지 못한다고 해서 단순히 ‘게으르다’는 시선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