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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목에 뭔가 걸린 것 같아서 내시경을 했는데, 아무 이상 없대요.”

이는 역류성 인후두염 환자들이 병원을 찾을 때 가장 흔히 내놓는 말이다. 지속되는 이물감, 헛기침, 목소리 변화, 연하 곤란 증상을 호소하지만, 위나 식도의 내시경 검사 결과는 정상이란 판정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감은 계속된다. 이처럼 증상은 명확하지만 검사 결과는 말해주지 않는 질환이 바로 **‘역류성 인후두염(LPRD)’**이다.

역류성 인후두염은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식도를 넘어 인후두, 즉 목젖 뒤쪽과 성대 근처까지 올라와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인 역류성 식도염이 가슴 쓰림이나 속쓰림 등 ‘가슴 안쪽’의 불편감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인후두염은 ‘목 안쪽’에 나타나는 증상이 중심이다.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느낌, 자꾸 목을 가다듬고 싶은 충동, 잦은 헛기침, 쉰 목소리, 삼킴의 어려움 등은 이 질환의 대표적인 경고신호다.

문제는 이 질환이 위장관 내시경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역류성 인후두염은 인후두 구조를 직접적으로 관찰하는 후두 내시경이나 이비인후과적 진찰을 통해서만 진단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위내시경에서 정상 판정을 받고도 증상을 방치하거나 오진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 야식과 불규칙한 식사, 스트레스, 카페인 과다 섭취 등으로 인해 젊은 층에서도 역류성 인후두염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교사, 콜센터, 강사 등)에서는 성대 손상이 동반되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 후두염이나 성대결절로 악화될 위험도 존재한다.

위산이 목까지 올라오는 것을 막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식사 후 바로 눕지 않기, 밤늦게 과식 피하기, 커피·탄산·초콜릿·튀김류 섭취 줄이기 등은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또, 음식을 너무 뜨겁거나 자극적으로 먹는 습관도 인후 점막을 민감하게 만들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치료는 위산 분비 억제제(PPI), 제산제 등 내과적 약물 치료와 함께 인후 점막을 보호하는 식이요법이 병행된다. 하지만 약물만으로 모든 증상이 사라지진 않는다. 특히 목소리 변화나 지속적인 이물감이 있는 경우, 이비인후과 협진이 필수적이다. 증상이 장기화되면 성대 점막이 비후되고, 이로 인해 음성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인지와 감별 진단이다. 단순 감기나 피로로 넘기기 쉬운 목의 불편감이 수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역류성 인후두염을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 특히 내시경 결과가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계속된다면, 위가 아닌 ‘목’ 중심의 진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목소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몸이 보내는 상태 신호다. 말수가 줄고, 자꾸만 목을 만지게 되고, 무언가 삼키기 어려워졌다면, 침묵하고 있는 위산이 목을 공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조용한 역류는 지금 당신의 인후를 조금씩 망가뜨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