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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하루 종일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스마트폰을 오래 쥐고 있으면 손끝이 저릿저릿해지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문제는 이 저림 증상이 하루, 이틀을 넘기고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피로라고 넘겼던 손 저림이 사실은 **‘말초신경병증’**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 알고 있는가?

말초신경병증은 뇌와 척수에서 이어지는 말초신경이 손상되면서 감각 이상, 통증, 저림, 근력 저하 등을 유발하는 신경계 질환이다. 특히 손끝이나 발끝처럼 신경 말단에 증상이 처음 나타나며, 대표적인 증상은 지속적인 저림, 화끈거림, 감각 둔화다.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이 증상을 단순한 피로나 근육 뭉침으로 오해한다는 데 있다.

말초신경병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병이다. 고혈당이 지속되면 혈관 내벽과 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며, 이로 인해 손끝이나 발끝부터 이상감각이 시작된다. ‘양말을 신고 있는 것 같다’, ‘손에 장갑을 낀 듯 둔하다’는 표현이 환자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또 다른 주요 원인은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이다. 손목 내 정중신경이 좁은 수근관에서 눌려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엄지, 검지, 중지에 저림과 통증이 나타난다. 특히 밤에 자다 깰 정도의 저림, 손목을 털어야 증상이 일시적으로 가라앉는 경험은 수근관증후군의 전형적 특징이다.

비슷하게 경추 디스크(목디스크) 역시 손끝 저림을 유발할 수 있다. 목뼈 사이 디스크가 돌출되면서 경추신경을 압박하면, 목과 어깨 통증과 함께 팔이나 손끝까지 방사되는 저림이 동반된다. 이 경우 목의 움직임에 따라 저림의 정도가 달라지며, 고개를 숙이거나 뒤로 젖힐 때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원인이 다양한 만큼, 감별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손목을 많이 써서 그렇다고 단정지을 수 없으며, 증상의 위치, 지속 시간, 시간대, 수면 중 변화 여부 등 세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혈액검사, 근전도검사, MRI 등 정밀 검사가 병행돼야 정확한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병원을 찾기까지 너무 늦는다는 점이다. ‘지나가겠지’, ‘마사지하면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증상을 방치하다가, 감각 신경이 완전히 무뎌지고, 심한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감각마비나 운동신경 장애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말초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당뇨성 신경병증은 혈당 조절과 함께 신경 보호제를 병행하며, 수근관증후군은 손목 사용 줄이기, 보조기 착용, 필요 시 수술까지 고려된다. 경추 디스크는 물리치료, 약물치료, 생활 습관 개선이 중심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이다. 손끝이 보내는 미세한 경고를 조기에 알아채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나설 때 비로소 손상된 신경을 지킬 수 있다. 피로로 넘기기엔 손끝은 너무 정직하게 신체 이상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