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tockphoto-1927703857-612x612.jpg\"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뇌졸중은 대표적인 필수중증응급질환으로, 증상 발생 직후 시작되는 초급성기 치료 여부가 환자의 생존과 후유장애를 좌우한다. 뇌혈관이 막히는 순간부터 1분마다 약 200만 개의 뇌세포가 손상되며, 손상된 뇌세포는 대부분 회복이 어렵다. 특히 전체 뇌졸중의 약 80%를 차지하는 뇌경색은 1분 1초라도 빠른 치료가 환자의 독립적 일상생활 유지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증상 발생 후 90분 이내에 정맥내혈전용해술을 시행한 환자는 이후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맥내혈전제거술 역시 치료 여부만으로도 회복 가능성을 크게 높여, 혼자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할 확률이 2.5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러한 이유로 언제 어디서나 초급성기 치료가 가능한 국가 단위의 뇌졸중 안전망 구축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중앙심뇌혈관센터 정근화 부센터장(서울의대 신경과)은 지역 격차 문제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적했다. 정 교수는 국내 급성 뇌졸중 환자의 관내 충족률이 약 37%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지역별 편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은 90% 이상이 관내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반면,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취약 지역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는 “뇌졸중 진료 취약지역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역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안정적인 뇌졸중 안전망 구축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권역심뇌센터 기반 네트워크 시범사업 10개, 인적 네트워크 시범사업 34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내년까지 사업이 이어질 예정이다. 다만 일부 지역은 여전히 전문 인력이 부족해, 추가 권역센터 지정 및 지역센터 확충이 검토되고 있다. 정 교수는 “24시간 365일 작동하는 안전망을 구축하려면 정부의 지속적 지원과 안정적인 전문 인력 확보가 필수”라며 “119, 응급실, 뇌졸중 전문의가 긴밀하게 협력하는 의료연결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병원 전 단계의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대한뇌졸중학회 병원전단계위원장 김대현 교수(동아의대 신경과)는 최근 5년간 뇌혈관질환 이송 건수가 2.7배 증가했지만, 환자의 병원 도착까지 40분 이상 소요되는 사례가 약 4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치료는 병원 도착 이전부터 시작돼야 하지만 이송 시간은 개선되지 않았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히려 악화됐다”며 “응급실 뺑뺑이를 막고 적절한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할 수 있는 네트워크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거제 지역의 뇌졸중 환자를 동아대병원이 이송·치료하는 시범사업은 네트워크 구축의 성과를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됐다. 2024년 3월부터 운영된 핫라인 시스템을 통해 전원 시간이 평균 15분 단축됐고, 초급성기 치료 시행 비율도 기존의 두 배 수준인 약 40%로 높아졌다. 김 교수는 이러한 결과가 “지역 뇌졸중 안전망 강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충분한 인력 확보와 장기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뇌졸중학회 김경문 이사장(성균관의대 신경과)은 “뇌졸중은 적절한 시간 안에 적절한 치료를 받느냐에 따라 예후가 극명하게 달라지는 질환”이라며 “국가적 지원과 전문 인력 기반의 치료 시스템, 그리고 네트워크 시범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안정적인 뇌졸중 안전망이 구축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