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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다한증은 더운 여름철에만 심해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겨울에도 손바닥·발바닥·겨드랑이 등 특정 부위에서 땀이 과하게 분비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의료계는 겨울철 다한증 악화가 단순한 체질이나 기온 변화 때문이 아니라, 자율신경계와 체온 조절 시스템의 불균형이 깊게 관여한다고 분석한다. 특히 실내외 온도 차가 큰 계절적 특성은 교감신경을 반복적으로 자극해 다한증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가장 큰 원인은 자율신경계의 과민 반응이다. 다한증은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필요 이상으로 땀샘이 반응하는 질환인데, 겨울철에는 차가운 외부 환경에서 갑작스레 따뜻한 실내로 이동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때 신체는 급격한 온도 차를 감지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하는데, 이 조절 과정에서 교감신경이 불필요하게 자극되며 땀이 갑자기 증가할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는 “겨울철 환자에게서 손발이 차가움과 동시에 다한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흔하다”며 “이는 자율신경계의 과도한 보상 반응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겨울 특유의 스트레스 증가도 다한증 악화에 기여한다. 연말·연초 업무 부담, 일조량 감소로 인한 계절성 우울감, 피로 누적은 교감신경을 예민하게 만든다.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땀샘 활동을 강화하는 아드레날린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손발·얼굴에서 갑작스러운 발한이 나타난다. 실제 연구에서도 스트레스와 다한증 증상 악화의 상관성이 반복적으로 보고됐다.


피부 건조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겨울에는 수분 손실이 증가하면서 피부 표면이 쉽게 건조해지는데, 건조한 피부는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해 땀샘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손발이 건조한 상태에서 차가운 외부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고, 이후 따뜻한 실내에서 다시 확장되며 과도한 발한이 나타나는 패턴이 흔하게 나타난다. 건조한 환경은 교감신경의 흥분도를 높여 땀 분비를 더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분석도 있다.


중증 다한증 환자에서는 겨울철 더욱 뚜렷한 특징이 보인다. 손발이 차가운데 땀은 흐르는 ‘냉한증–다한증’ 병행 증상이다. 이는 혈액순환이 저하된 상태에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교감신경의 과보상 반응으로, 땀이 찬 공기에 식으면서 더욱 차갑게 느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신경계는 더욱 민감해져 작은 자극에도 땀이 흘러 불편감을 높인다.


또한 겨울에는 활동량이 줄고, 실내에서 두꺼운 옷을 착용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땀 배출이 원활하지 않다. 이 때문에 땀샘 자극이 지속되면 열 발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땀이 더 난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다. 공간 환기가 어려운 밀폐된 환경 또한 체온 조절 기능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한증이 대사·호르몬 이상과 연관된 경우에도 겨울은 위험한 계절이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당뇨병 초기 교감신경 불균형, 비만, 폐경기 호르몬 변화는 땀샘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데, 겨울철 체온 유지 부담이 커지면 이러한 이상 반응이 더 두드러진다. 의료계는 “겨울에 유난히 다한증이 심해진다면 기저 질환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계절과 상관없이 다한증은 신경계가 민감한 상태이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스트레스 관리·보온 조절·실내 습도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장갑·양말 같은 보온 용품이 너무 두꺼우면 땀 정체로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통기성 있는 소재 사용이 권장된다. 증상이 지속되면 약물치료·보톡스 시술·전기 이온영동법 등 전문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