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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겨울철에는 피로와 감기 증상이 흔하게 나타나지만, 이 시기에 대상포진 환자가 급증한다는 점은 비교적 덜 알려져 있다. 의료계는 “겨울은 대상포진이 가장 위험해지는 계절 중 하나”라며, 면역력 저하가 겹치는 시기에는 바이러스 재활성률이 높아지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커진다고 경고한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 상태가 흔들릴 때 다시 활동하며 피부 발진과 심한 신경통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겨울철 위험이 높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면역 시스템의 약화다. 낮은 기온은 신체 체온 조절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들어 면역세포 기능을 떨어뜨린다. 여기에 실내 난방·건조한 환경·수면 패턴 변화가 겹치면 면역 조절 호르몬의 균형이 흐트러지며 면역력이 전반적으로 낮아진다. 감염내과 전문의는 “겨울에는 호흡기 감염이 많아 부담이 커지고, 이 과정에서 면역 체계가 흔들리면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재활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증가도 중요한 요인이다. 연말 업무 증가, 수면 부족, 일조량 감소로 인한 우울감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높여 면역세포의 기능을 억제한다. 실제 국내 건강보험 분석에서도 겨울철 대상포진 진료 건수가 여름보다 높게 나타났고,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시기와 발병률이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는 결과가 알려져 있다.


겨울철 대상포진이 특히 위험하다고 평가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합병증 발생 위험이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은 발진이 사라진 뒤에도 수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는데, 고령층·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에서는 이 위험이 더 커진다. 신경이 이미 약해진 상태에서 바이러스성 염증이 겹치면 신경 손상이 더 오래 남아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심한 통증이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겨울철은 혈관 수축이 심해 신경 주변 혈류까지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 통증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안면 신경을 침범하는 경우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눈 주변에 발진이 나타나는 ‘안부 대상포진’은 각막염·시력 저하 등 위험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응급 평가가 요구된다. 귀 주변에 발병하는 경우에는 청력 저하·어지럼증을 동반하는 람지-헌트 증후군으로 진행될 위험도 높다. 겨울철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초기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예후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의료계는 겨울철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 면역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규칙적 수면, 균형 잡힌 식사, 스트레스 관리와 함께, 고위험군에서는 대상포진 예방백신 접종이 효과적인 예방법으로 권고된다. 백신은 바이러스 재활성률을 낮추고 합병증 위험도 줄이는 것으로 국제 연구에서 확인됐다. 또한 발진·통증이 시작되면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72시간 이내에 시작해야 신경 손상과 후유통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작은 피부 발진이나 국소적인 찌릿한 통증이라도 “겨울철에는 대상포진일 가능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면역력이 흔들리는 계절적 특성 때문에 질환이 더 공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예후를 좌우한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