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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멜라토닌 복용이 심부전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알려지며 일부 불안을 자극했지만,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걱정하거나 복용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연구는 아직 동료 검토(peer review)를 거치지 않은 예비 발표 단계로, 인과관계를 입증하기에는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다.

멜라토닌은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어둠이 찾아오면 분비량이 증가해 수면을 유도한다. 시차 적응이나 일시적인 불면증을 완화하기 위해 합성 멜라토닌 보충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장기간 복용 사례가 늘면서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뉴욕주립대(SUNY) 다운스테이트 보건과학대학 연구팀은 불면증으로 진단받은 성인 가운데 최소 1년 이상 멜라토닌을 복용한 사람들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했다. 국제 전자의무기록(EHR)을 이용해 5년간 추적한 결과, 장기 복용자 중 4.6%가 심부전을 경험한 반면, 멜라토닌을 사용하지 않은 불면증 환자군에서는 2.7%가 심부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멜라토닌 장기 복용과 심혈관계 위험 사이의 잠재적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심장 전문의들은 이번 연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한다.

미국 에모리의료센터 심장내과의 프라틱 산데사라(Pratik Sandesara) 박사는 “이 연구는 관찰 연구(observational study)에 불과하다”며 “멜라토닌 자체가 위험 요인인지, 아니면 불면증이라는 기저 상태가 영향을 미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환자에게 ‘멜라토닌 복용을 중단하라’고 경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연구에는 여러 변수들이 존재한다. 미국에서는 멜라토닌이 처방약이 아닌 일반의약품(OTC)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실제 복용 이력이 의료기록에 남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복용 용량 역시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심장학과장 클라이드 얀시(Clyde Yancy) 박사는 “보충제는 식약청(FDA)의 사전 승인 대상이 아니므로, 브랜드마다 함량이나 원료의 순도가 다르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주의 신호’로는 의미가 있지만, 결정적인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멜라토닌을 장기적으로 복용하기보다, 단기적인 수면 조절용으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시차 적응, 교대 근무 등 일시적 수면장애에 사용하는 것은 유용하지만, 불면증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채 오랜 기간 복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면 위생(sleep hygiene)’을 개선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를 줄이고,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얀시 박사는 “밤에 과도한 조명이나 전자기기 사용은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한다”며 “수면 부족은 단순히 피로의 문제가 아니라,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건강 요인”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이번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멜라토닌은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 복용의 안전성은 여전히 확립되지 않았다. 불면증이 지속된다면 보충제에 의존하기보다 전문의와 상의해 원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