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밤에만 들리는 소리, 정상과 주의신호를 가르는 기준
베개에 머리를 대는 순간 심장 뛰는 소리가 귀 안에서 그대로 들리시나요? 환절기 아침, 유독 그 소리가 또렷하게 느껴진 적은 없으신가요? 귀에서 맥박 소리가 들려요라는 표현으로 설명되는 증상은 대부분 혈류가 흐르는 소리가 귀 구조를 타고 전달되는 박동성 이명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인 고음의 이명과 달리, 심장 박동과 같은 리듬으로 '쿵쿵' 또는 '쉭쉭' 소리가 들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조용한 밤 침대에서 귀에 손을 대고 맥박 소리를 느끼는 모습 /사진=AI 생성 이미지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이명은 환자만 느끼는 자각적 이명과 검사자도 함께 들을 수 있는 타각적 이명으로 구분됩니다.[1]
목 옆 경정맥 부위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눌렀을 때 소리가 작아지거나 사라진다면 혈류와 관련된 타각적 이명일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반면 압박해도 소리 변화가 없고 고음이 지속된다면 일반적인 자각적 이명에 가깝습니다. 박동성 이명은 혈관 구조나 혈압 변화와 직접 연결되어 있어 생활 환경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습니다.
환절기마다 유독 심해지는 이유, 건조한 공기와 혈압의 관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 아침에 유독 이 소리가 크게 느껴진다면 우연이 아닙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말초 혈관이 좁아지면서 혈압이 순간적으로 올라가고, 귓속 혈관을 흐르는 혈류 소리도 함께 커집니다. 실내 난방을 시작하면서 습도가 30퍼센트 아래로 떨어지면 점막이 건조해지고 혈액 점도가 높아져 혈류 소리가 증폭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건조한 공기와 혈압이 귀 맥박 소리에 영향을 주는 원리 설명 /사진=AI 생성 이미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비염이나 코막힘이 심해지면서 유스타키오관(이관)이 좁아져 중이 내부 압력이 평소와 달라집니다. 이 압력 변화는 외부 소음을 걸러주던 균형을 흔들어, 원래도 있던 체내 혈류 소리를 더 선명하게 느끼게 만듭니다. 소리 자체가 커진 것이 아니라 주변 소음이 줄고 귀 내부 환경이 바뀌면서 더 잘 들리게 되는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진료실에서는 환절기에 이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혈압과 코막힘 정도를 먼저 확인합니다. 혈압을 10에서 15mmHg 정도만 조절해도 소리 크기가 체감상 줄어든다고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이나 빈혈, 임신처럼 혈류량 자체가 늘어나는 상태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환절기에는 일시적인 혈압·점막 변화가 가장 흔한 촉발 요인으로 꼽힙니다.
건조한 날과 미세먼지 심한 날, 관리 포인트는 다릅니다
비염 체질이라면 미세먼지가 심한 날 코 점막 관리에 신경 쓰는 쪽이 우선이고, 평소 혈압이 높은 편이라면 건조한 환절기 아침의 체온과 수분 섭취 쪽을 더 챙겨야 합니다. 기상 직후 물 200ml를 섭취하고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면 점막 건조로 인한 소리 증폭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환절기 건조함과 미세먼지 날의 관리 포인트를 실천하는 모습 /사진=AI 생성 이미지
두 상황 모두 공통적으로는 카페인과 짠 음식을 줄이는 것이 혈압 변동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생활 관리는 증상을 줄이는 보조 수단이며, 혈관 구조 자체의 문제를 바꾸지는 못한다는 점은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맥박 소리에 대해 흔히 잘못 알고 있는 것들
많은 사람들이 피곤해서 생기는 증상으로만 짐작하지만, 실제로는 혈압이나 혈관 구조와 관련된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피로가 소리를 더 크게 느끼게 만드는 요인은 될 수 있어도, 소리가 생기는 근본 원인은 아닙니다.

맥박 소리에 대한 정상과 달라진 귀 상태 비교 /사진=AI 생성 이미지
양쪽에서 들리면 괜찮고 한쪽에서만 들리면 위험하다고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는데, 반대로 한쪽 귀에서만 지속되는 박동성 소리가 혈관 구조 확인이 더 필요한 신호에 해당합니다.
보청기가 모든 이명에 똑같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청기는 난청을 동반한 이명 관리에 활용되는 사례가 있지만, 혈관성 원인이 뚜렷한 박동성 이명에는 적용 기준이 다르게 접근됩니다.
대한이과학회 보청기연구회 입장문에 따르면 어음명료도 50%를 초과하는 경도~고도 난청 동반 이명 환자에게는 보청기를 소리치료 수단으로 권고할 수 있으며, 청각과민이 동반된 경우에는 보청기 재활에 앞서 청각과민 관리를 먼저 하는 것이 권고됩니다.[2]
이런 변화가 생기면 진료가 필요한 시점
- 한쪽 귀에서만 소리가 지속되는 경우
-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커지는 경우
-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
- 목 혈관을 눌러도 소리 변화가 전혀 없는 경우
- 시야 변화나 눈 뒤쪽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
위 항목에 해당하면서 생활 환경을 관리해도 소리가 줄지 않는다면, 혈관 영상 검사 같은 정밀 평가가 필요한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환경 관리를 철저히 해도 소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경우도 있어, 모든 박동성 이명이 외부 요인 조절만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증상 변화 시 진료가 필요한 시점, 진료실에서 귀를 검사하는 장면 /사진=AI 생성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