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문 닫고 나왔으면 일도 좀 같이 꺼져야 되는데요, 이상하게 몸만 퇴근하고 머리는 아직도 진료실 앞에 걸려 있는 느낌입니다 ㅋㅋ 집에 와서 씻고 누워도 낮에 들었던 말들이 자꾸 다시 돌아요. 내가 그때 그 말을 왜 저렇게 했지, 표정이 좀 별로였나, 괜히 한마디 더 붙였나. 별거 아닌 장면 하나가 밤에 제일 크게 떠오르더라고요.

이게 참 웃긴 게요. 낮에는 멀쩡한 척 다 합니다. 어차피 다들 바쁘고 저도 바쁜 사람처럼 굴어야 하니까요. 근데 막상 조용해지면 그때부터 시작이에요. 오늘도 또 혼자 복기 들어가죠. 좋았던 건 하나도 생각 안 나고 꼭 애매했던 순간만 남아요. 사람 하나 말 한마디가 이렇게 오래 붙잡고 있을 일인가 싶으면서도 또 못 놓겠고요 ㅠㅠ

나이 먹으면 좀 무뎌질 줄 알았거든요? 아니던데요. 오히려 더 찝찝합니다. 예전엔 에이 됐어 하고 넘겼던 것도 이제는 집요하게 남아요. 내일 가면 또 아무렇지 않은 얼굴 해야 되는데 속은 이미 지쳤어요. 그냥 오늘은 좀 털어놓고 싶었습니다. 진짜 퇴근은 언제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