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CSO 영업 하다 보면 초반에는 그냥 발품이 답인 줄 알았는데, 몇 년 지나니까 결국 오래 버티는 사람은 말 잘하는 사람보다 선 잘 지키는 사람이더라고요. 저도 처음엔 거래처 한 군데라도 더 열어보겠다고 이것저것 다 맞춰주려 했었는데, 그러다 보면 시간만 쓰고 관계는 애매해지고 정작 실적은 생각보다 안 남는 경우가 많았어요. 특히 원장님, 실장님, 약사님마다 원하는 결이 다 달라서 무작정 성실한 척만 해서는 안 되겠더라고요. 적당히 해야 오래 간다는 말을 이제 좀 알겠어요.

요즘 제가 제일 궁금한 건 다들 어디까지를 “내가 할 일”로 보시는지예요. 예를 들면 거래처에서 급하게 이것저것 요청할 때, 당장 받아주면 관계엔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근데 그게 반복되면 나중엔 원래 내 일처럼 굳어버리잖아요. 반대로 너무 칼같이 끊으면 “같이 일하기 불편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고요. 저 같은 경우는 한번 무리해서 맞춰준 뒤에 오히려 기준이 올라가서 더 피곤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처음부터 가능한 범위, 안 되는 범위를 좀 분명히 말하는 편인데, 이게 맞는 방식인지 아직도 헷갈립니다.

그리고 솔직히 병원 문턱 닳게 다녀도 매출이 바로 안 붙는 시기 있잖아요. 그럴 때 멘탈 관리 다들 어떻게 하세요? 저는 예전엔 “더 뛰면 되겠지” 했는데, 요즘은 무작정 많이 도는 것보다 가능성 있는 곳만 추려서 보는 게 낫다고 느끼고 있어요. 실제로 서울 ○○병원 쪽이든 경기 ○○내과 쪽이든, 반응 없는 곳은 몇 번 더 간다고 갑자기 바뀌는 경우가 많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될 만한 곳을 오래 관리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었어요.

같은 CSO 분들한테 현실적으로 묻고 싶습니다. 거래처 관리하면서 절대 안 넘는 선 하나씩 있는지, 그리고 실적 안 나올 때 본인만의 기준 재정비를 어떻게 하는지요. 이상론 말고 진짜 현장에서 먹히는 방식 있으면 듣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