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 10년 넘게 하니까 신규 때 느끼던 번아웃이랑 지금 번아웃이 결이 다름. 그땐 일이 서툴러서 힘들었다면 지금은 다 익숙한데 그래서 더 무기력해지는 느낌이랄까.

매일 비슷한 환자 비슷한 처치 반복하다 보면 내가 기계인가 싶을 때 있음. 처음에 가졌던 사명감 같은 건 닳아 없어진 지 오래고 그냥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는 루틴.

그래도 가끔 환자분이 진심으로 고맙다고 손 잡아주실 때 아 내가 이래서 이 일 했었지 하고 잠깐 불씨가 살아나기도 함. 완전히 식진 않았나 봐. 연차 쌓이는 만큼 마음 관리도 술기처럼 배워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