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과에서 일한 지 몇 년 지나니까 예전보다 손은 빨라졌는데, 이상하게 마음은 더 쉽게 지치는 날이 있더라고요. 환자분 상태가 안 좋아 보이거나, 검사 진행이 매끄럽지 않아서 현장이 잠깐 어수선해질 때면 퇴근하고 나서도 그 장면이 좀 남습니다. 겉으로는 늘 하던 일처럼 넘어가도, 속으로는 은근히 누적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같은 직군 분들은 이런 순간들 어떻게 넘기시는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저는 원래는 집에 가면 바로 잊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네요. 특히 바쁜 날 연달아 포터블이나 응급 쪽 동선까지 겹치면 몸보다 머리가 더 피곤한 느낌이 듭니다. 괜히 내가 말 한마디를 더 부드럽게 했어야 했나, 설명을 조금 더 천천히 했어야 했나 돌아보게 되고요. 물론 이런 돌아보는 시간이 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런데 너무 오래 끌고 가면 오히려 다음 근무에 힘이 빠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들 본인만의 정리 방식이 있으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퇴근길에 일부러 걷는다든지, 동료랑 짧게 털어놓고 끝낸다든지, 아예 일과 개인 시간을 확실히 나눈다든지요. 또 환자 응대나 보호자 응대에서 유독 마음이 소모되는 날, 스스로 균형 잡는 방법이 있으면 같이 듣고 싶습니다. 저처럼 비슷하게 느끼는 분들 계시면 편하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같은 직군 이야기라 더 현실적인 답이 나올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