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문 연 지 십몇 년째인데 요 몇 달은 아침에 눈뜨는 것부터가 힘들다. 작년 가을에 아버지 입원하시고 나서부터 이러는 것 같은데, 부모님 드시는 약이 여러 개라 요일별로 나눠서 챙겨드리는데 헷갈릴 때가 많고, 병원 모시고 가는 날은 가게를 잠깐이라도 닫아야 해서 단골한테 미안하고. 이게 번아웃 휴직 같은 건지 그냥 나이 들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고, 자영업자라 휴직이란 게 있는 것도 아니니 그냥 버티는 수밖에 없나 싶다. 저녁에 계산기 두드리다가 갑자기 멍해지는 순간이 늘었는데 이거 진짜 쉬어야 된다는 신호인가. 하루 이틀 가게 닫고 쉬면 좀 나아질까 싶다가도 그럴 배짱도 안 나고, 손님 끊길까 봐 그것도 걱정이고. 예전엔 이 정도 일은 그냥 넘겼는데 요즘은 사소한 것도 자꾸 신경 쓰이고 짜증이 먼저 나는 게 이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