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 낳고 나서 몸이 예전 같지가 않아서 병원 다녀왔거든요. 별거 아니겠지 했는데 다녀오면 그날은 그냥 끝이에요 ㅠㅠ 진료 보고 약 타고 오는 것까진 괜찮은데 집 오자마자 애 밥 챙겨야지, 빨래 돌아가 있지, 저는 앉지도 못하고 또 움직이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밤 되면 아 오늘도 쉬라는 말은 들었는데 하나도 못 쉬었네 싶고요.
이번엔 진짜 좀 다르게 해보자 싶어서 병원 갔다 온 날은 아예 집안일 욕심을 줄였어요. 청소기? 안 돌렸고요. 반찬도 새로 안 했어요. 애 밥만 겨우 챙기고 저는 그냥 죽 같은 거 대충 먹었어요. 원래는 괜히 약 먹었으니까 더 부지런해야 할 것 같고 그런 이상한 마음 있잖아요. 근데 그러면 꼭 저녁쯤부터 몸이 확 처져요. 괜히 허리 뻐근하고 다리 붓고.
의사쌤이 무리하지 말라 했을 때는 맨날 속으로만 네네 했는데, 이번엔 진짜 누웠어요 ㅋㅋ 애 낮잠 잘 때 같이 누워 있었거든요. 잠이 안 와도 그냥 핸드폰 덜 보고 눈 감고 있었는데 그 차이가 좀 있더라고요. 신기하게 다음날 덜 힘들었어요. 괜히 다녀온 날 바로 평소처럼 움직이면 며칠 가요 저는. 한 번 무너지면 회복이 늦어서 그게 더 손해였어요.
그리고 병원 갔다 온 날은 물 챙겨 마시는 것도 은근 중요하더라고요. 저는 맨날 커피부터 찾는데 그날은 일부러 텀블러 들고 다녔어요. 별거 아닌데 입마름도 덜하고 약 먹는 것도 안 까먹고. 바쁜 엄마들은 자기 몸 챙기는 게 제일 뒤로 밀리잖아요. 저도 맨날 그랬는데, 병원까지 갔다 왔으면 그날만큼은 집보다 제 몸 먼저 봐야 하더라고요. 안 그러면 다녀온 의미가 없어요 진짜 ㅠㅠ
애 재우고 나니까 이제 좀 살 거 같네요. 병원 다녀온 날까지 평소처럼 살림 돌리려는 거, 저는 이제 못하겠어요 ㅋㅋ 몸이 먼저 신호 주는데 모른 척하면 꼭 더 길게 앓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그날은 좀 느슨하게 가는 걸로 했어요. 그게 제일 낫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