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키우면서 알게 된 거 하나 있음. 훈련이라는 말 되게 그럴듯한데, 그래봤자 결국 사람 멘탈 버티기더라구요. 앉아, 기다려, 배변, 산책 예절 다 말은 쉬움. 근데 얘는 하루 배웠다고 내일 되는 애가 아님. 어제 되던 것도 오늘 안 함 ㅋㅋ 그때마다 아 내가 뭘 잘못했나 싶다가도, 다 부질없죠. 그냥 또 처음부터 하는 거임.

제일 짜증나는 건 애가 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기대를 해서였음. 한 번 성공하면 괜히 “이제 좀 알겠네?” 이러는데 그 다음 날 바로 소파에 쉬 싸고 눈 동그랗게 뜸. 그 표정 보면 화내는 것도 웃김. 얘는 진짜 몰라서 저러는데 나만 혼자 의미부여하고 있었던 거. 훈련이 애를 바꾸는 과정인 줄 알았는데, 실은 내가 포기할 기대치를 배우는 과정 같았어요.

반복이 답이라는데 그 반복을 견디는 게 제일 힘들더라구요. 보상 주고, 타이밍 맞추고, 같은 말 같은 톤으로 해주고… 하루 이틀은 하지. 근데 회사 다녀오고 기 빨린 상태에서 그걸 또 한다? 솔직히 속에서 욕 나옴 ㅠㅠ 그러다 문득 보니까 얘보다 내가 더 일관성 없더라. 오늘은 웃고 넘기고 내일은 예민하게 굴고. 애가 헷갈릴 만했음.

그래서 요즘은 훈련 성공 이런 거 크게 기대 안 해요. 그냥 사고 덜 치면 됐다 싶고, 어제보다 1cm 나아졌으면 된 거고. 예쁘다고 키우면 현타 오고, 귀찮아도 계속 할 사람만 키우는 게 맞는 듯. 사랑만 있으면 된다는 말도 참 쉽게 하지. 실제로는 사랑보다 반복이고, 의지보다 체력임. 그래봤자 또 내일 같은 말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