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보내고 나서 제일 자주 떠오르는 건 특별한 날이 아니라 너무 평범했던 일상이에요. 산책 가자고 하면 괜히 못 들은 척하다가도 비닐봉지 꺼내는 소리만 나면 제일 먼저 현관으로 달려오던 모습, 제가 주방만 가도 간식 주는 줄 알고 미끄러지듯 따라오던 발소리 같은 거요. 그때는 맨날 붙어 있으니까 그런 장면들이 그냥 당연한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런 사소한 순간들이 다 추억이더라고요.

특히 비 오는 날이 아직 좀 그래요. 모모는 비 오는 날 산책 나가는 걸 싫어해서 우비만 꺼내면 소파 뒤로 숨어버렸거든요. 겨우 데리고 나가도 두 걸음 걷고 저를 올려다보면서 집 가자는 표정을 지었어요. 그땐 웃기기도 하고 귀찮기도 했는데, 요즘은 창문에 빗소리 들리면 그 표정이 너무 선명하게 생각나요. 집안 여기저기에 남아 있던 털은 치우는 게 그렇게 싫었는데, 막상 다 없어지고 나니까 그마저도 그리워질 줄은 몰랐어요.

주변에서는 좋은 기억만 하라고 하는데, 저는 꼭 그것만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더 많이 안아줄걸, 바쁘다는 이유로 산책 한 번 덜 나간 날도 있었는데 그런 것까지 같이 떠올라요. 아마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요즘은 일부러 사진만 보지 않고, 같이 살던 루틴을 천천히 떠올려봐요. 아침에 눈 뜨면 제일 먼저 밥 챙기던 거, 화장실 앞까지 따라오던 거, 밤에 제가 뒤척이면 같이 자리 옮기던 거. 그런 기억들은 이상하게 저를 더 울리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조금 버티게도 해주는 것 같아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은 떠난 아이의 일상을 어떻게 기억하고 계세요? 저는 시간이 지나면 덜 아플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네요. 대신 예전처럼 숨 막히게 힘든 날만 있는 건 아니고, 가끔은 울다가도 웃게 되는 날이 생겼어요. 이런 것도 조금씩 괜찮아지는 과정일까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얘기 들으면 저한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