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문 열면 제일 먼저 바닥부터 봤었거든요. 미끄러지듯 달려와서 발등에 몸 비비던 애가 있었으니까요. 지금은 현관이 너무 조용한데도 아직 습관처럼 시선이 아래로 먼저 갑니다. 없다는 걸 알면서도요. 이게 뭐라고 매일 똑같이 속는지 저도 좀 답답합니다.

별거 아닌 일상이 제일 오래 남네요. 물그릇 채워두고, 사료 봉투 소리만 나도 난리 나고, 제가 야식 먹으면 꼭 옆에 와서 앉아 있던 거. 병원에서는 사람들 보호자 붙잡고 괜찮다고 말해놓고 집에 오면 저는 그것도 잘 못 하겠습니다. 그냥 그 빈자리만 계속 보게 돼요. 웃긴 건 털도 거의 다 치웠는데 아직 있는 것처럼 조심해서 걷는다는 거예요 ㅠㅠ

시간 지나면 나아진다는데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덜 아파지는 게 아니라 익숙해지는 쪽 같아요. 오늘도 무심코 이름 한번 불렀다가 집이 너무 조용해서 괜히 더 화가 났습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못 놓고 사는 사람인가 싶고... 그냥 같이 살던 애 하나 없어진 게 아니라 제 하루 순서 자체가 통째로 빠진 느낌입니다.

그래서 더 힘든가 봅니다. 특별한 날보다 평범한 저녁, 씻고 나와서 소파 앉는 그 시간에 제일 확 옵니다. 없구나. 진짜 없구나. 그거 하나 확인하는 일이 아직도 매일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