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보내고 한참 있다가야 알았어요. 같이 살 때는 내가 챙긴다고만 생각했거든요. 밥 시간 맞추고 산책 나가고 병원 데려가고, 비 오면 발 닦이고 귀 닦이고. 늘 내가 해주는 쪽이라고 생각했는데, 애가 떠나고 나니까 그게 아니었던 거예요. 오히려 내가 그 아이한테 하루를 받았더라구요.
모모는 꼭 현관 앞에서 저를 기다렸어요. 대단한 반응도 아니고, 미친 듯이 뛰는 스타일도 아니었는데 문 열리는 소리만 나면 조용히 와서 앉아 있었어요. 그게 그냥 습관인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조용한 기다림이 저를 붙들어 준 거였어요. 밖에서 무슨 일 있었든 집에 들어오면 그 애가 있다는 사실 하나로 마음이 좀 내려앉았거든요. 그땐 그게 당연했죠. 사람 참 무디죠 ㅠㅠ
아픈 뒤로는 그 기다림이 점점 짧아졌어요. 현관까지 안 나오고 방석에서 고개만 들 때도 있었고, 어떤 날은 제가 먼저 달려가서 안아야 했어요. 그때도 저는 회복만 바라봤지, 이 작은 변화들이 이별의 모양이라는 걸 제대로 못 봤어요. 그냥 오늘만 넘기자, 이번 주만 버텨보자 그 생각뿐이었어요. 지금도 그 부분은 자꾸 마음에 걸려요. 더 일찍 알아채고 더 오래 보고 있을걸.
그래서 제가 같이 살면서 알게 된 건 되게 별거 아니에요. 사랑은 특별한 날에 크게 확인되는 게 아니라는 거요. 매일 같은 자리에서 기다려 주는 거, 내가 늦어도 삐치지 않고 물 마신 소리까지 익숙해지는 거, 그런 사소한 반복이 사람을 살게 한다는 거. 모모가 떠난 뒤 집이 왜 이렇게 텅 빈지 생각해 보니까, 그 반복이 통째로 사라져서였어요.
가끔은 아직도 퇴근하고 문 열 때 숨을 한번 멈춰요. 혹시 하는 마음이 남아 있나봐요 ㅋㅋ 근데 없죠. 없는데도 자꾸 보게 돼요. 그래서 그냥 인정하려구요. 내가 모모를 돌본 시간도 맞지만, 그 아이가 나를 버티게 해준 시간이 훨씬 길었다는 거. 이건 떠나보내고 나서야 알게 됐어요. 너무 늦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