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떠난 지 시간이 좀 지났는데도, 이상하게 저는 아직도 모모 밥그릇 자리를 지나갈 때마다 잠깐 멈추게 돼요. 예전엔 그냥 강아지 키우면 산책 잘 시키고, 밥 잘 챙기고, 아프면 병원 가면 되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같이 살면서 알게 된 건 그런 기본적인 돌봄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서로 주고받고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말은 못 해도 오늘 기분이 어떤지, 어디가 조금 불편한지, 지금 혼자 있고 싶은지 옆에 붙어 있고 싶은지 다 티가 나더라고요. 저는 한참 뒤에야 그걸 읽는 법을 조금 배운 것 같아요. 더 빨리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싶어서 그게 아직도 마음에 남아요.
특히 모모 보내고 나서 제일 크게 든 생각은, 아이들은 생각보다 “당연한 하루”를 엄청 소중하게 여긴다는 거였어요. 대단한 데 놀러 가는 날보다 맨날 걷던 길, 집 앞 냄새 맡던 시간, 제가 소파에 앉으면 조용히 발치에 와 눕던 그런 반복이 모모한테는 삶 자체였던 것 같아요. 저는 가끔 바쁘다는 이유로 산책도 빨리 끝내고, 같이 있으면서도 핸드폰만 보고 그랬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 평범한 시간이 사실 제일 중요한 시간이었더라고요. 뭔가 특별한 걸 더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만 묶여 있었는데, 그냥 눈 맞추고 이름 불러주고 천천히 같이 있어 주는 게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또 하나, 보호자가 다 알아서 해줄 수 있다는 생각도 조금 내려놔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옆에서 오래 봐도 모르는 순간이 있고, 후회도 결국 남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요즘 다른 분들 글 보면 “그때 내가 놓친 게 있었나” 하는 마음이 너무 이해돼요. 아마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요. 최선을 다했어도 지나고 나면 부족한 장면만 떠오르니까요. 그래도 같이 살면서 분명히 배운 건, 아이들은 완벽한 보호자보다 자기를 오래 봐주고 끝까지 마음 줬던 사람을 기억하지 않을까 하는 거예요. 저도 아직은 모모 얘기 꺼내면 먹먹한데, 다른 분들은 떠나보낸 뒤에 어떤 걸 제일 늦게 알게 되셨는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