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올라와서요. 지금은 곁에 없는데도, 이상하게 시간 지나면 슬픈 것보다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있더라고요. 우리 애는 제가 현관문 열고 들어가는 발소리만 들어도 이미 문 앞에 와 있었어요. 누구보다 반갑게 맞아주는데, 그게 막 부산스럽지가 않고 딱 자기 방식이 있었어요. 꼬리는 바닥 쓸 듯이 흔들고, 눈은 동그래져서 저만 보고 있고. 그 표정이 아직도 너무 선해요 ㅠㅠ

제가 유방검진 받는 날은 꼭 마음이 좀 가라앉았거든요. 별일 아니어도 괜히 긴장되잖아요. 그런 날 집에 오면 우리 애가 평소보다 더 조용히 제 옆에 붙어 있었어요. 원래는 장난감 물고 와서 놀아달라고 조르는데, 그날은 진짜 신기할 만큼 얌전했어요. 소파에 앉으면 제 무릎이나 옆구리에 몸 딱 붙이고 숨만 고르는데, 그 체온이 사람 말보다 더 위로가 될 때가 있었네요. 그때는 그냥 귀엽다 하고 넘겼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다정한 애였구나 싶어요.

그리고 산책 나가면 또 완전 다른 애였어요 ㅋㅋ 겁은 좀 많은데 자존심은 세서, 큰 개 지나가면 슬쩍 제 뒤로 숨으면서도 고개는 끝까지 빼고 쳐다봤어요. 비 오는 날 젖은 바닥은 질색해서 한 발 떼보고 아니다 싶으면 저를 올려다봤고요. 안아달라는 뜻이 너무 뻔해서 결국 제가 졌죠. 그런 자잘한 버릇들이 그땐 그냥 일상이었는데, 막상 사라지고 나니까 집안 공기까지 달라지더라고요.

마지막까지도 예쁜 애였어요. 아파서 기운 없을 때도 제가 이름 부르면 꼬리부터 먼저 반응했거든요. 그게 너무 짠해서 한참 울었는데, 또 한편으로는 끝까지 저를 알아봐줬다는 게 고맙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우리 애 생각하면 불쌍했다, 힘들었다 이런 마음보다도 그냥 참 괜찮은 애였다 이 생각을 더 많이 해요. 제가 데리고 있었던 게 아니라, 오히려 제가 돌봄을 받은 시간 같기도 하고요.

오늘은 그냥 그 얘기가 하고 싶었어요. 어디 가서 실컷 자랑도 못 했던 애라서요. 털 날리고, 말 안 듣고, 병원비도 들고 그런 거 다 있었는데도 다시 돌아가면 또 우리 애 만날 거예요. 망설임 없이요. 아직도 사진 보면 심장이 철렁하는 날이 있는데, 그래도 이 정도로 사랑스러운 애랑 같이 살아봤다는 건 진짜 오래 남는 것 같아요. 우리 애 참 예뻤어요. 진짜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