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저는 새벽마다 동네 길고양이들 밥 챙기고, 포획이 필요한 애들 체크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인지 고양이랑 가까운 삶은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집에서 반려묘랑 같이 살기 시작하니까 완전 다른 세계더라고요. 바깥에 있을 때는 한 끼라도 편하게 먹는 게 제일 큰 걱정이었는데, 집에서는 밥보다도 “왜 물그릇은 새걸로 갈아줬는데도 제 컵에 코 박고 마시냐” 같은 소소한 일로 웃게 돼요. 새벽에 움직이는 건 여전한데, 이제는 밥자리 순찰보다 먼저 침대 옆에서 야옹거리는 애 밥부터 챙기게 되네요.

특히 제일 신기한 건 일상의 리듬이 고양이한테 맞춰진다는 점이에요. 퇴근하고 들어오면 현관까지 마중 나오는 것도 그렇고, 제가 기분이 좀 가라앉아 있는 날엔 괜히 옆에 와서 누워 있는 것도 그렇고요. 말 못 하는데도 묘하게 분위기를 읽는 것 같아서, 같이 산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어요. 물론 예쁜 순간만 있는 건 아니고, 새벽 4시에 우다다 시작하거나, 화장실 모래 다 갈아놨더니 바로 들어가서 확인 도장 찍는 날도 있어요. 그래도 그런 생활감이 쌓이니까 집이 훨씬 따뜻해진 느낌이 들더라고요.

길에서 보던 애들은 늘 계절이랑 위험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데, 집에서 함께 사는 반려동물은 그보다 더 세세한 변화를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밥 먹는 속도, 잠자는 자리, 오늘 유난히 조용한지 아닌지 같은 거요. 그런 걸 빨리 알아차리는 게 컨디션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자주 해요. 그래서 요즘은 바깥 아이들 돌보는 마음이랑 집 안 아이 챙기는 마음이 따로가 아니라 이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은 같이 살면서 “아, 이건 진짜 예상 못 했다” 싶었던 반려동물 습관 있나요? 저는 아직도 비싼 장난감보다 택배 박스를 더 좋아하는 건 도저히 적응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