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도전 중인 nabi입니다. 시작할 때는 그냥 담배만 안 피우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생각보다 머릿속이 더 바빠지네요. 손이 심심한 것도 심심한 건데, 이상하게 하루 중간중간 비는 타이밍마다 제일 먼저 담배 생각이 나더라고요. 밥 먹고 나서, 커피 마실 때, 괜히 밖에 잠깐 나가고 싶을 때 그런 순간들이 다 연결돼 있었던 건가 싶어요. 예전에는 별생각 없이 피웠는데, 끊으려 하니까 내가 언제 어떤 기분일 때 담배를 찾았는지가 더 또렷하게 보이는 느낌입니다.

요즘 제일 많이 드는 생각은 “내가 담배를 좋아했던 걸까, 아니면 그냥 습관을 좋아했던 걸까” 이거예요. 솔직히 맛있어서 폈다기보다 멍 때릴 시간 하나 생기는 게 좋아서 폈던 것 같기도 해요. 잠깐 혼자 있는 느낌, 아무도 안 건드리는 느낌? 그래서 금연이 더 어려운 게 단순히 니코틴 문제만은 아닌 것 같아요. 비어버린 루틴을 뭘로 채워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이 자꾸 오거든요. 그래서 물도 마셔보고, 껌도 씹어보고, 괜히 산책도 해보는데 어떤 날은 괜찮고 어떤 날은 진짜 별 효과 없는 것 같아요.

근데 또 웃긴 게, 하루하루 버티다 보면 스스로한테 약간 오기 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여기서 한 대 피우면 너무 아깝다 싶은 마음이 은근 커요. 예전에는 스트레스 받으면 그냥 피우고 끝이었는데, 지금은 스트레스를 핑계로 다시 돌아가면 결국 계속 같은 패턴일 것 같아서 그게 더 싫어요. 물론 의지가 매일 똑같지는 않아요. 어떤 날은 진짜 아무렇지도 않은데, 어떤 날은 별것도 아닌 일에 엄청 흔들립니다. 그래도 예전보다 제 상태를 더 들여다보게 되는 건 있는 것 같아요. 금연이 꼭 건강 때문만이 아니라, 내 생활을 내가 좀 다시 잡아보는 느낌으로도 도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혹시 여기서 금연 해본 분들 있으면 궁금한 게 있어요. 초반에 제일 힘든 타이밍을 어떻게 넘기셨는지, 그리고 대체 습관 뭐가 제일 현실적으로 오래 갔는지요. 저는 지금 커피도 좀 조심하게 되고, 괜히 예민해지는 날도 있어서 이게 맞나 싶다가도 또 버텨보자는 마음 반반입니다. 요즘 드는 생각 정리해보면 결국 완벽하게 잘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다시 피우던 사람으로는 안 돌아가고 싶다는 쪽이 제일 큰 것 같아요. 저처럼 도전 중인 분 있으면 같이 버텨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