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외곽이나 전원주택에서 닭과 오리를 키우는 가정이 늘고 있다. 신선한 달걀을 얻을 수 있고, 아이에게 생명교육이 된다는 이유로 병아리나 오리를 들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집에서 키우는 가금류라고 해서 감염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건강해 보이는 닭과 오리도 살모넬라균을 가지고 있을 수 있고, 아이가 만진 뒤 손을 제대로 씻지 않으면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2026년 6월 17일 기준 뒤뜰 가금류와 관련된 8건의 다주 살모넬라 집단감염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CDC 자료에 따르면 2026년 6월 8일 기준 42개 주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513명이 감염됐고, 134명이 입원했으며 사망 1건이 보고됐다. 환자 4명 중 1명 이상은 5세 미만 어린이였고, 조사 대상자 중 상당수가 발병 전 닭이나 오리 같은 뒤뜰 가금류와 접촉한 이력이 있었다.

살모넬라 감염은 설사, 발열, 복통, 구토로 나타날 수 있다. 대개 감염 후 6시간에서 6일 사이 증상이 시작되고 며칠 안에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영유아와 고령층, 임신부, 면역저하자는 탈수나 중증 감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아이가 닭이나 오리를 만진 뒤 설사와 열, 복통을 보인다면 단순 배탈로만 넘기지 말고 최근 접촉 이력을 함께 살펴야 한다.

뒤뜰 가금류가 위험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닭과 오리는 아프지 않아 보여도 장 안에 살모넬라균을 보유할 수 있고, 배설물과 깃털, 발, 물그릇, 먹이통, 사육장 바닥을 통해 주변 환경이 오염될 수 있다. CDC는 닭과 오리 같은 뒤뜰 가금류가 깨끗하고 건강해 보여도 살모넬라균을 옮길 수 있으며, 가금류가 생활하는 공간에 있는 물건에도 균이 퍼질 수 있다고 안내한다.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손 씻기다. 닭장이나 오리장을 청소한 뒤, 먹이와 물을 갈아준 뒤, 달걀을 만진 뒤에는 흐르는 물과 비누로 손을 충분히 씻어야 한다. 손 소독제는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흙이나 배설물, 사육장 오염물이 묻은 상황에서는 물과 비누로 씻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아이가 병아리나 오리를 만졌다면 보호자가 바로 손 씻기를 도와야 한다.

사육 공간과 생활 공간은 분리해야 한다. 병아리가 귀엽다고 거실이나 주방, 아이 방에 들이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닭장용 신발과 장갑은 따로 두고, 사육장에서 신던 신발을 그대로 실내로 들이지 않아야 한다. 달걀을 보관하거나 세척할 때도 조리대와 식기 주변이 오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금류를 만진 뒤 바로 음식을 준비하거나 식사를 하는 습관은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아이와 가금류의 접촉은 더 조심해야 한다. 어린아이는 손을 입에 넣는 행동이 많고, 동물을 만진 뒤 손 씻기를 스스로 지키기 어렵다. 병아리나 오리를 안고 얼굴에 가까이 대거나, 입을 맞추거나, 사육장 주변에서 간식을 먹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CDC도 이번 유행에서 5세 미만 어린이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며, 어린아이와 뒤뜰 가금류 접촉에 주의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달걀 관리도 중요하다. 집에서 수확한 달걀은 겉이 깨끗해 보여도 껍질 표면이 오염됐을 수 있다. 달걀을 만진 뒤에는 손을 씻고, 깨진 달걀이나 오염이 심한 달걀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달걀 요리는 충분히 익혀 먹는 편이 안전하다. 아이에게 반숙 달걀이나 덜 익힌 달걀 요리를 자주 주는 가정이라면 식중독 위험을 더 신중하게 봐야 한다.

증상이 생겼을 때는 최근 접촉한 동물과 먹은 음식을 기록해두면 도움이 된다. 설사와 발열, 복통이 있으면서 닭장 청소, 병아리 접촉, 달걀 채취 경험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피가 섞인 설사, 고열, 반복 구토, 소변량 감소, 심한 처짐이 나타나면 탈수나 중증 감염 가능성이 있어 진료가 필요하다.

뒤뜰 가금류 사육은 금지해야 할 일이 아니라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생활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해 보이는 동물도 살모넬라균을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손 씻기와 공간 분리, 사육장 청결, 아이와의 접촉 제한을 지키는 것이다. 집에서 키우는 동물일수록 더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은 위험할 수 있다. 닭과 오리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보호자는 동시에 감염관리자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