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시기는 반려견과 반려묘에게 유난히 민감하게 작용한다. 기온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 환절기에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개체에서 갑작스러운 체온 저하가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여러 동물의료기관에서도 이러한 계절성 패턴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단모종 고양이나 체구가 작은 반려견, 면역 기능이 약해진 노령 개체에서는 체온 변화가 질환의 초기 신호로 연결되며 내원 시점이 늦어질수록 회복이 어려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체온 저하는 단순히 추운 환경에서 나타나는 생리적 반응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실제로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패혈증 초기, 심장 기능 저하와 같이 신체 내부에서 진행되는 문제의 신호일 가능성도 높다.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이 몸을 웅크리고 떨며 식욕을 잃는 모습을 보더라도 일시적인 컨디션 저하로 판단해 며칠 지켜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관찰 지연이 상태 악화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새벽이나 이른 아침처럼 실내 온도가 낮게 떨어지는 시간대에 증상이 두드러지는 경우, 보호자가 이를 놓치기 쉽다는 점도 수의사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체온 저하가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보다 여러 미묘한 변화가 함께 동반될 때 위험성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평소와 다르게 특정 장소만 고수하려 하거나, 활동량이 줄고 평소보다 잠을 더 많이 자는 모습, 안아 올렸을 때 몸이 평소보다 차갑다고 느껴지는 변화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같은 신호를 초기에 발견해 조기 진료로 이어지는 경우 회복 속도는 빠르지만, ‘추위 때문’이라는 선입견으로 판단해 병원 방문이 뒤로 미뤄지면 예후가 달라지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