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견.jpg\"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반려견의 평균수명이 늘면서 노령견에서 심장질환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동물병원 네트워크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8세 이상 반려견의 심장 관련 진료가 최근 5년간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고령견의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겨졌던 기침이나 호흡 불편이 사실은 심장 기능 저하의 신호인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특히 기침이 아침이나 저녁에 반복되거나 운동 후 쉽게 숨이 차는 양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문 진료가 권고된다.

대표적인 질환은 승모판폐쇄부전과 확장성심근병증으로, 품종에 따라 발병 위험이 크게 차이 난다. 승모판폐쇄부전은 소형견에서 특히 많이 관찰되며, 심장 판막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혈액이 역류하면서 발생한다. 초기에는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려워 보호자들이 노화로 판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확장성심근병증은 대형견에서 흔한 질환으로, 심장근육이 늘어나면서 혈액을 충분히 내보내지 못해 기력 저하와 호흡 곤란이 동반된다. 두 질환 모두 치료 시점이 늦어질수록 회복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과 세밀한 관찰이 핵심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노령견에서 기침이 반복되거나 잦은 헐떡임이 나타날 때, 천식이나 기관지염으로 오해해 약을 먼저 먹이는 행동이 증상 악화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심장질환이 진행되면 폐에 체액이 차는 폐수종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보호자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기침의 패턴 변화, 호흡 속도, 수면 중 가쁜 숨 여부다. 평소보다 오래 누워 있지 못하고 자리를 자주 옮기거나, 사소한 활동에도 쉽게 피로해하는 모습 역시 심장 기능 저하와 관련될 수 있다.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청진뿐 아니라 심장초음파와 흉부 방사선 검사가 중요하다. 최근에는 심장 바이오마커 혈액검사를 통해 위험도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진단법도 널리 쓰이고 있다. 진단 후에는 약물치료가 기본이며, 염분 조절을 포함한 식이 관리와 체중 조절이 치료 효과를 높인다. 과도한 운동을 피하면서도 꾸준히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생활 관리가 병행되면 예후가 더 좋다는 연구 결과도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심장질환은 ‘증상이 보인 뒤 치료하는 질환’이 아니라 ‘보이지 않을 때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입을 모은다. 반려동물의 수명이 길어질수록 심장질환은 더욱 흔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려견이 7세를 넘었다면 정기적인 심장 검진을 통해 미세한 변화라도 놓치지 않는 것이 필요하며,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치료 시기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초기 발견만으로도 약물 용량이 줄어들고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의 작은 변화에도 일찍 대응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