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tockphoto-1306163526-612x612.jpg\"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실내 환경이 사람의 아토피 피부염 발생과 악화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해 왔다. 하지만 실내 중금속이 반려견의 피부질환에 어떤 형태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최근 전남대 수의과대학 연구팀이 이러한 공백을 채우며 실내 중금속과 반려견 아토피 악화의 연관성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했다. 한국연구재단은 13일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반려동물 건강 관리의 관점에서 실내 환경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실내 공기 구성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미세먼지, 휘발성 유기화합물, 곰팡이 독소 등 다양한 유해 인자는 사람뿐 아니라 실내에서 생활하는 반려동물의 건강에도 동시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이미 선행 연구에서 실내 미세먼지와 곰팡이 독소가 높은 환경에서 반려견의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된다는 경향을 확인한 바 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번에는 중금속 노출이 피부질환 악화에 관여하는지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중금속은 외부 공장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나 화석연료 연소 과정에서 생기는 물질이 실내로 유입되기도 하고, 오래된 수도관이나 벽면 페인트, 배터리와 같은 생활 자재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사람에서는 중금속 노출이 신경계·심혈관계 이상뿐 아니라 알레르기 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보고된 바 있다. 반려동물 역시 동일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만큼 비슷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에 연구진은 주목했다.

전남대 동물병원에 내원한 아토피 반려견과 건강한 반려견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 실내 공기질 분석, 주거환경 조사, 피부 임상 증상 평가, 혈액 기반 알레르기·염증 바이오마커 검사를 실시하고 모발을 채취해 중금속 농도를 정밀 측정했다. 측정된 중금속 수치는 환경부 기준상 정상 범주에 있었음에도, 아토피 증상이 있는 반려견은 실내 미세먼지가 높아질 때 중금속 농도도 함께 상승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미세먼지 입자 내부에 중금속이 흡착되어 피부 염증을 악화시켰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실내 중금속의 축적이 반려견 아토피 피부염의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단순한 공기질 저하뿐 아니라 그 안에 포함된 화학적 오염물질이 질환 경과에 직접 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내 환경 개선의 필요성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 더욱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하정 교수는 “실내 중금속이 반려견의 아토피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며 “향후 후속 데이터를 축적해 반려동물 피부질환의 예방과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중견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알레르기(Allergy)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