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회식 자리에서 삼겹살과 맥주가 올라온 테이블 앞, 작년 봄 통풍 발작으로 응급실에 다녀온 30대 직장인이 젓가락을 들다 말고 잠시 멈춥니다. 재발이 두려워 요산 낮추는 음식을 검색해보지만, 식단만으로 충분한지 약을 계속 먹어야 하는지 헷갈립니다.
요산 수치, 어디서부터 관리 대상일까요
혈중 요산 농도의 기준은 성별에 따라 다릅니다. 남성은 7mg/dL 이상, 여성은 6mg/dL 이상이면 고요산혈증으로 분류합니다. 이 기준을 넘는다고 바로 통풍 발작이 오는 것은 아니지만, 몸속에 요산 결정이 쌓이기 시작하는 경계선에 해당합니다.
통풍은 더 이상 중년 이후 남성만의 질환이 아닙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젊은 층에서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이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통풍 환자는 2014년 약 30만 명에서 2023년 약 53만 명으로 늘었고, 2023년 기준 환자의 93%가 남성이었지만 지난 10년간 20대 환자는 약 167%, 30대는 약 109% 늘어 다른 연령대보다 증가 폭이 컸습니다.[1]
왜 자꾸 다시 오르는 걸까요
요산은 퓨린이라는 물질이 몸 안에서 분해되며 생기는 최종 산물입니다. 음식으로 들어온 퓨린과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퓨린이 더해져 요산이 쌓이고, 신장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으면 혈중 농도가 올라갑니다.
단백질 식품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요산 생성량 자체가 늘어나고, 술을 마시면 신장의 요산 배출 기능이 떨어져 몸에 쌓이기 쉬워집니다. 고기와 술을 함께 즐기는 자리가 반복되면 요산이 내려갈 틈이 없는 셈입니다.
식단과 약물치료, 어떻게 나눠 써야 할까요
식이조절은 부담이 적고 부작용 걱정이 거의 없어 누구나 먼저 시도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다만 식단만으로 조절되는 정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해외 전문지의 리뷰를 보면 퓨린을 거의 먹지 않는 식단을 유지해도 혈중 요산은 1mg/dL 정도밖에 낮아지지 않고, 맛이 떨어져 꾸준히 지키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2]
식단을 짤 때는 식품을 퓨린 함량별로 나눠두면 도움이 됩니다. 100g당 퓨린이 15mg 이하면 저퓨린, 50~150mg이면 보통, 150mg을 넘으면 고퓨린 식품으로 분류합니다.
고기나 생선을 아예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하루 중 한 끼에 몰아서 많이 먹기보다 끼니마다 적당량으로 나누는 쪽이 요산 변동을 줄이는 데 유리합니다.
혈중 요산이 7~8mg/dL 사이이고 발작 경험이 없다면 식단 조절과 체중 관리부터 시작하는 쪽이 맞고, 이미 통풍 발작을 한 번이라도 겪었거나 요산이 9mg/dL을 넘는다면 식단만 기다리기보다 요산저하제 같은 약물치료를 함께 시작하는 쪽이 더 맞습니다.
급성 발작이 왔을 때는 소염진통제나 콜히친으로 통증과 염증을 먼저 가라앉히고, 발작이 가라앉은 뒤 요산저하제로 평상시 수치를 낮추는 순서로 치료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약은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발작 중에 요산저하제를 새로 시작하면 오히려 통증이 심해질 수 있어 시작 시점을 의료진과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단 효과를 둘러싼 흔한 착각들
과일과 채소를 늘린 식단이 요산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은 맞지만, 효과의 폭은 생각만큼 크지 않습니다. 식이 조절만으로 큰 폭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결과가 여러 연구에서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식단 관리만으로 요산 수치가 정상 범위까지 떨어지는 사람도 있지만, 체질이나 발병 원인에 따라 식단을 철저히 지켜도 기대만큼 수치가 내려가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통풍은 살이 찐 사람에게만 생긴다고 여기기 쉬운데, 정상 체중이라도 술을 자주 마시거나 가족력이 있으면 발작이 올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 비중을 늘려야 하는 신호들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식단 조절만으로 버티기보다 약물치료 비중을 높이는 쪽을 고려해볼 시점입니다.
- 통풍 발작이 1년에 2회 이상 반복될 때
- 발작 부위에 결절(톱허스)이 만져질 때
- 혈중 요산이 9mg/dL을 넘는데도 식단 조절로 떨어지지 않을 때
- 콩팥 기능 저하나 요산결석 증상이 함께 있을 때
이런 상황이라면 관절 손상이 진행되기 전에 약물치료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인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