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8시, 번동의 한 아파트 거실에서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숙제 노트를 눈에서 15센티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까지 끌어당겨 보고 있습니다. 엄마가 자막이 보이는지 묻자 아이는 눈을 가늘게 뜨고서야 글자를 읽어냅니다. 이런 모습이 며칠째 이어진다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소아근시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나이대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소아근시, 누가 특히 지켜봐야 할까
소아근시는 나이에 따라 발견되는 시기와 진행 속도가 다릅니다. 눈이 자라는 속도 자체가 성장기 동안 계속 변하기 때문입니다.
만 6~9세 무렵, 유치원 후반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는 근시가 처음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기 진행은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지만, 또래보다 일찍 시작된 근시는 이후 더 오랜 기간 진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이 가장 빨라지는 시기는 키가 한창 자라는 만 10~13세 성장급등기입니다. 눈도 키처럼 이 시기에 빠르게 자라며, 특히 부모 중 근시가 있는 아이는 더 이른 시기에,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VII) 분석에서는 5~18세 소아청소년 983명 가운데 65.4%가 근시였고 고도근시는 6.9%였으며, 나이가 한 살 많아질 때마다 근시 위험은 1.27배, 부모 중 근시가 있으면 1.84배 높아졌습니다.[1]
고등학생 시기인 만 14~16세 이후에는 눈의 성장이 서서히 멈추면서 진행 속도도 느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미 고도근시 상태라면 성인이 된 뒤에도 눈 건강을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안축장이 자라는 속도, 나이에 따라 왜 다른가
근시가 생기는 바탕에는 안구 속 망막까지의 거리인 안축장이 필요 이상으로 길어지는 변화가 있습니다. 안축장은 키처럼 성장기 동안 계속 자라나며, 자라는 속도는 나이에 따라 다릅니다.
한국근시학회의 2025 한국 소아 근시관리 합의안에 따르면 정상적인 안축장 성장 속도는 정시안 기준 연간 0.05~0.2mm이며, 만 7~10세는 0.1~0.2mm, 11~16세는 약 0.1mm 수준입니다.[2]
이보다 빠른 연간 0.3~0.4mm 이상의 증가는 진행이 가속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같은 합의안은 치료 목표치로 구면대응치 진행을 연간 0.5D 미만, 안축장 증가를 연간 0.30mm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을 제시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구면대응치 마이너스 5~6디옵터 미만, 안축장 26.0~26.5mm 미만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만 13~15세 무렵 진행이 연간 0.25D, 안축장 0.1mm 미만으로 안정되면 치료 중단을 고려할 수 있지만, 갑자기 멈추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줄여가는 방법이 권고됩니다.
집에서 먼저 확인하는 나이별 체크 신호
병원에 가기 전, 나이대에 맞는 신호를 먼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래 항목이 여러 개 겹친다면 진행 속도를 한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 유아~초등 저학년: TV나 책을 평소보다 가까이 보려 하고, 눈을 찡그리거나 고개를 기울여 사물을 봅니다.
- 초등 고학년~중학생: 칠판 글씨가 잘 안 보인다고 하거나, 안경 도수가 6개월~1년 사이에 자주 바뀝니다.
- 중학생~고등학생: 스마트폰이나 책을 본 뒤 먼 곳이 순간적으로 흐릿하게 보이거나, 두통과 눈 피로를 자주 호소합니다.
검사부터 관리까지, 단계별로 어떻게 진행되나
소아근시가 의심되면 검사는 대략 정해진 순서로 진행됩니다.
- 문진: 부모의 근시 여부와 하루 실외활동 시간, 스마트기기 사용 시간을 확인합니다.
- 나안시력 및 교정시력 검사: 시력표로 현재 보이는 정도를 측정합니다.
- 각막곡률 및 안축장 측정: 광학식 측정기로 통증 없이 5초 안에 눈의 길이를 확인합니다.
- 조절마비 굴절검사: 조절마비 점안액을 넣은 뒤 정확한 도수를 측정합니다.
- 결과 상담 및 추적관찰 주기 설정: 보통 3~6개월 간격으로 재검사 일정을 잡습니다.
조절마비 점안액을 넣으면 눈부심이 4~6시간가량 이어지므로, 검사 당일에는 챙이 넓은 모자나 선글라스를 챙겨가면 도움이 됩니다. 검사 직후에는 시야가 흐려질 수 있어 운전이나 자전거 이용을 피해야 합니다.
연령별 관리법 비교, 무엇을 선택할까
소아근시 관리 방법은 여러 가지이며, 아이의 나이와 생활 패턴에 따라 적합한 선택이 달라집니다.
실외활동 시간이 짧고 매일 점안 관리가 가능한 가정이라면 저농도 아트로핀이, 운동이나 야외활동이 많아 낮 동안 렌즈나 안경이 번거로운 초등학생이라면 드림렌즈가 더 맞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렌즈 관리에 자신이 없는 경우라면 다초점 안경부터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어떤 방법도 근시 진행을 완전히 멈추거나 되돌리지는 못합니다. 치료를 시작했는데도 기대만큼 속도가 줄지 않는 아이도 있어, 3~6개월마다 안축장과 굴절검사 결과를 비교하며 방법을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실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근거리 작업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고 자연광 노출이 늘어나는데, 이는 안축장이 과도하게 자라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는 생활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아 시기의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성인기까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만 40세 이상 성인의 근시 유병률은 2008년 34.9%에서 2020년 53%로 늘었으며, 대한안과학회는 2050년 전 세계 인구의 약 50%인 50억 명이 근시로 고통받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3]
근시 도수가 깊을수록 성인이 된 후 눈 건강 위험도 함께 커집니다.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Retina and Vitreou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근시가 1디옵터 깊어질 때마다 열공성 망막박리 오즈비는 1.10, 근시황반변성은 1.22, 맥락막신생혈관은 1.11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4]
나이별 소아근시 관리, 헷갈리는 부분 정리
소아근시는 한 번의 검사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아이가 자라는 동안 나이에 맞춰 계속 지켜봐야 하는 과정입니다. 번동 지역에서 소아근시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연세아이빛안과의원(안과)이 있습니다. 위치는 서울 노원구 화랑로 325 우현빌딩 1층으로, 석계역 1·6호선 1번 출구 앞에 있으며 1시간 무료주차가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