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연애든 결혼이든 그냥 느낌 좋고 잘 맞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어요. 솔직히 회사 끝나고 술 한잔하면 괜히 감성 올라와서 외로운 것도 사랑인 줄 알고, 누가 좀 다정하게 해주면 이 사람이랑은 다를까 생각했던 적도 많았고요. 근데 요즘 절주하려고 마음먹고 나니까 그런 순간적인 감정이 좀 걷히더라고요. 닉값처럼 오늘밤만 넘기자 하면서 버티다 보니, 사람 보는 기준도 조금씩 달라지는 느낌입니다.

이제는 연애를 하면 재밌고 설레는 것만큼이나 같이 있을 때 내가 편안한지가 더 중요해졌어요. 술자리 위주로 만나는 관계는 초반엔 빨리 가까워지는 것 같아도, 막상 술기운 빠지면 남는 게 뭔지 모르겠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결혼도 예전엔 너무 멀게만 느껴졌는데, 요즘은 사랑만으로 되는 건 아니겠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생활 습관, 돈 쓰는 방식, 감정 푸는 방식, 싸웠을 때 태도 이런 게 진짜 중요하더라고요. 말 예쁘게 하는 사람보다 힘들 때 이상하게 안 흔들리는 사람이 더 믿음 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좀 씁쓸하지만, 저부터도 준비가 덜 됐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면 결국 서로 더 피곤해지고, 결혼도 남들 다 가니까 따라가는 식으로 할 건 아닌 것 같고요. 술 줄이면서 제일 크게 느낀 건, 내가 내 생활도 제대로 못 챙기는데 누군가 인생까지 같이 책임지겠다고 말하는 건 좀 가볍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연애를 아예 포기했다기보다, 괜히 급하게 시작하지 말고 제 생활부터 안정시키자는 쪽으로 마음이 바뀌었어요. 늦어도 제대로 가는 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직장 다니면서 주변 보면 결혼한 사람은 결혼한 대로 힘들고, 안 한 사람은 안 한 대로 불안해하더라고요. 정답은 없는데 다들 있는 척하는 느낌도 있고요. 저는 지금은 누굴 만나든 술김이 아니라 맨정신으로 좋은 사람인지 보고 싶습니다. 연애는 외로움 해결용이 아니고, 결혼은 인생 도피처도 아니라는 생각이 요즘 제일 커요. 여기 계신 분들은 연애나 결혼 볼 때 예전이랑 기준 달라진 거 있으신가요? 특히 직장 다니면서 현실적으로 중요하다고 느낀 부분이 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