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약국 열고 지낸 지 몇 년 되다 보니까, 요즘은 주변 후배들이나 같이 일하던 분들한테 연차랑 이직 이야기 제일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냥 버티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나이 조금 먹고 나니까 쉬는 것도 일이고 옮기는 것도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약국 일은 문 열고 닫는 시간이 딱 정해져 있다 보니, 회사처럼 연차를 쓰는 개념이랑은 또 결이 좀 다르잖아요. 그래서인지 남들은 휴가 계획 세운다는데 저는 괜히 마음만 바빠지고,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은 날이 많았어요.

저도 한동안은 “조금만 더 참아보자” 쪽이었는데, 그게 꼭 답은 아니었어요. 몸이 힘든 것도 힘든 건데, 사람 상대하는 일이 쌓이니까 감정이 먼저 마르더라고요. 시골은 특히 대체 인력 구하기도 쉽지 않아서 하루 비우는 것도 눈치 보일 때가 있었고요. 그러다 보니 연차를 못 쓰는 직장에 있는 분들 마음도 이해가 되고, 반대로 이직을 고민하는 분들 마음도 아주 이해가 돼요.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숨통이 트일 수 있겠다 싶은 경우가 분명 있더라고요.

그런데 또 이직이 무조건 속 편한 해결책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저희 쪽은 지역 분위기나 단골층, 같이 일하는 사람들 합이 생각보다 크게 작용해서, 겉으로 조건이 나아 보여도 실제 만족도는 다를 수 있겠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요즘 누가 물어보면 연차를 제대로 쓸 수 있는 구조인지, 아플 때 대체가 되는지, 사람 때문에 지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부터 보시라고 말씀드려요. 월급이나 거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오래 버티게 해주는 건 결국 일상적인 숨 쉴 틈이더라고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은 연차 문제 때문에 이직 결심하신 적 있으신가요? 아니면 막상 옮겨보니 생각보다 별 차이 없으셨는지도 궁금하네요. 저는 요즘 “조금 덜 벌더라도 덜 소모되는 쪽이 맞나” 싶은 마음이 자꾸 들어서요. 같은 의료직군 안에서도 분위기가 많이 다를 수 있어서, 선생님들 경험담이 꽤 도움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