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약회사 영업하는 이슬비예요. 맨날 병원 복도에서 “잠깐만요, 1분만요” 하고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근데 진짜 신기한 게요, 하루 종일 조용하다가 꼭 외래 끝나기 10분 전에 제일 정신이 없더라고요. 그때는 원장님도 바쁘시고, 선생님들도 정리 들어가시고, 저는 괜히 타이밍 못 맞춘 사람처럼 문 앞에서 눈치만 보게 되고요. 분명 오늘은 일찍 움직여야지 했는데도 막상 여기저기 돌다 보면 결국 마지막 타임에 몰려서, “아 오늘도 사람답게 퇴근은 글렀구나” 싶을 때가 많았어요.
얼마 전에는 한 병원에서 딱 그런 날이 있었는데요. 겨우 자료 하나 전달드리려고 갔는데 접수 쪽도 바쁘고, 진료실 안은 더 바쁘고, 저는 들어갈까 말까 하다가 거의 병풍처럼 서 있었거든요. 그랬더니 간호사 선생님 한 분이 저 보시더니 “아직 안 가셨어요?” 하시는데, 그 말이 왜 그렇게 웃기고 서럽던지요. 결국 원장님 잠깐 나오신 틈에 말씀은 드렸는데, 끝나고 나니까 괜히 제가 현장 흐름을 더 꼬이게 한 건 아닌가 싶어서 좀 찔리더라고요. MR 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실 텐데, 전달은 해야 하고 방해는 되고 싶지 않고, 그 중간 줄타기가 제일 어렵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요즘은 예전보다 더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꼭 필요한 내용만 짧게 말씀드리고, 안 되는 날은 미련 없이 다음으로 넘기고요. 억지로 붙잡는다고 서로 좋은 결과가 나는 건 아니니까요. 물론 정보 전달 자체는 진료나 처방 판단에 참고가 될 수 있어요 정도의 의미가 있겠지만, 현장 분위기 모르고 들이미는 순간 그냥 피로도만 올리는 것 같더라고요. 의료진 분들 입장에서는 어떤 MR이 제일 덜 부담스러우신지도 좀 궁금해요. 짧게 핵심만 말하는 쪽이 나은지, 차라리 메모 남기고 빠지는 쪽이 나은지요. 다들 일하시면서 겪은 비슷한 순간 있으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