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O 영업 시작하기 전에는 그냥 발로 뛰면 되는 일인 줄 알았어요. 병원 많이 돌고, 원장님 자주 뵙고, 제품 공부 열심히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까 제일 힘든 건 약이 아니라 사람 상대하는 일이더라고요. 의사, 약사, 간호사, 행정팀 다 각자 바쁘고 예민한데 그 사이에서 눈치 보면서 관계 유지하는 게 생각보다 훨씬 빡셌습니다. 실적 압박은 늘 있는데 현장은 내 뜻대로 안 돌아가니까, 하루 종일 뛰고도 허탕 치는 날 오면 진짜 현타 세게 와요.

특히 제일 답답한 건 회사나 위에서는 숫자만 본다는 점이에요. 현장 분위기 안 좋고, 이미 거래선 굳어 있고, 경쟁 품목 세게 들어와 있는 상황이어도 결과는 결국 매출로만 찍히잖아요. "왜 안 나와요?" 한마디는 쉬운데, 막상 현장 와보면 한 번 얼굴 튼다고 바로 처방이 바뀌는 구조가 아니에요. 그래서 초반엔 저도 괜히 자존심 상하고, 내가 못해서 이런가 싶었는데 지금은 좀 현실적으로 봅니다. 이 일은 성실함도 필요하지만 운, 타이밍, 사람 궁합도 꽤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감정노동이 진짜 은근히 큽니다. 친절하게 대해주다가도 다음번엔 차갑고, 잘 얘기되나 싶다가도 갑자기 끊기고, 어떤 날은 대놓고 무시당하는 느낌 받을 때도 있어요. 겉으로는 웃고 나오는데 차 안에서 한숨부터 나오는 날 많죠. 그래서 저는 요즘 예전처럼 모든 거래처에 다 잘 보이려고 안 해요. 될 곳과 안 될 곳 구분하고, 안 되는 곳에 자존심까지 갈아 넣지 말자는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적당히 거리 두는 게 오래 버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혹시 여기 라운지에도 비슷하게 느끼는 분들 있나요? 다들 실적 압박이랑 관계 스트레스 어떻게 버티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솔직히 이 일이 멘탈 좋은 사람보다, 상처받아도 다음날 또 가는 사람이 버티는 일 같아요. 열심히만으로 안 되는 순간이 분명 있어서 더 힘든데, 그렇다고 너무 혼자 끌어안고 있으면 더 빨리 지치더라고요. 괜히 버티는 척만 하지 말고, 선배들이나 동료한테 푸는 것도 꽤 도움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