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난히 그런 날이 많네요. 당직 끝나고 집에 와서 씻고 누웠는데도 병동에서 있었던 일들이 머리에서 잘 안 떨어집니다. 특히 애매하게 경과 보던 분들, 검사 결과 하나 기다리던 분들, 보호자 설명이 충분했나 싶었던 케이스들이 자꾸 생각나요. 막상 다음날 출근해 보면 큰 문제 없이 지나간 경우도 많은데, 퇴근 직후에는 괜히 제가 놓친 게 있나 계속 복기하게 됩니다.

저는 내과라 환자 수 자체도 그렇고, 한 번에 들고 가는 정보량이 많아서 그런지 몸보다 머리가 더 안 쉬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제가 예민한 건가 했는데, 연차 조금 쌓여도 완전히 괜찮아지진 않더라고요. 인계는 나름 꼼꼼히 한다고 하는데도, 집 가는 길에 갑자기 아 그 수치 다시 볼걸 싶을 때가 있고요. 그래서 요즘은 퇴근 직전에 따로 메모를 정리해 보기도 하는데, 이게 도움이 될 때도 있고 오히려 생각을 더 붙잡아두는 것 같을 때도 있습니다.

같은 직군 분들은 이런 거 어떻게 정리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냥 시간이 지나면서 무뎌지는 건지, 아니면 본인만의 루틴이 있으신지요. 예를 들면 인계 기준을 좀 더 빡빡하게 잡는다든지, 퇴근 전에 꼭 확인하는 체크리스트를 둔다든지, 아니면 아예 집에 가서는 병원 생각을 끊는 연습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아직 그 경계가 잘 안 생겨서, 쉬는 날에도 문득 생각나면 좀 피곤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