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름밤이에요. 병동에서 15년 넘게 일하다 보니 후배들한테 제일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지금 버티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이직하는 게 맞을까요?”예요. 저도 연차 3~4년 차 때는 무조건 경력 쌓는 게 답인 줄 알았고, 7~8년 차쯤에는 여기서 나가면 지금까지 쌓은 게 아까운 것 같아서 또 못 움직였어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까 연차가 고민을 해결해주진 않더라고요. 오히려 책임이 늘수록 더 못 떠나는 마음이 커졌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연차 고민이랑 이직 고민을 같이 보면 더 복잡해졌어요. 쉬고 싶은 건 분명한데, 연차 쓰면 눈치 보이고, 그렇다고 퇴사까지 결정하자니 겁나고요. 예전엔 저도 “조금만 더 버티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긴 적이 많았는데, 그게 꼭 정답은 아니었어요. 몸이 지치는 것보다 마음이 무뎌지는 시기가 더 위험하다고 느꼈거든요. 일하면서 예민함만 남고, 환자나 보호자 말 한마디에도 내가 너무 쉽게 소모된다 싶으면 그때는 진지하게 점검해볼 필요가 있을 수 있어요.

후배들한테는 보통 이렇게 말해요. 지금 당장 퇴사할지 말지를 정하기보다, 내가 힘든 게 “부서 문제”인지 “병원 문제”인지 “간호 자체가 너무 지친 상태”인지 먼저 나눠보라고요. 같은 간호 일을 해도 팀 분위기, 프리셉팅 구조, 오프 보장, 연차 사용 문화만 달라져도 훨씬 숨통이 트일 수 있거든요. 반대로 어디를 가도 비슷하게 버겁다면 잠깐 쉬는 선택이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무조건 참는 게 성실함은 아니더라고요. 오래 일해보니, 잘 쉬는 사람도 결국 오래 가는 편이었어요.

혹시 지금 연차 쓰는 것도 죄책감 들고, 이직 생각하면 괜히 도망치는 기분 들어서 혼란스러운 분들 계신가요? 저도 비슷한 시기를 지나봤어서 쉽게 말은 못 하겠지만, 적어도 내 컨디션과 생활이 계속 무너지는 상태라면 한 번쯤 방향을 바꾸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여기 계신 분들은 연차 오래 쌓인 뒤 이직 결정할 때 뭐가 제일 컸는지 궁금하네요. 급여, 체력, 인간관계, 커리어 중에 뭐가 제일 결정적이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