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해놓고 두 번 취소했어요. 막상 가려니까 내가 이 정도로 갈 일인가 싶고, 대기실에 누가 아는 사람 있으면 어쩌나 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세 번째 예약 때는 친구한테 같이 가달라고 부탁해서 겨우 갔네요.
막상 들어가니까 생각했던 거랑 많이 달랐어요. 무슨 큰 진단명이 떡 하니 나오는 것도 아니고, 선생님이 그냥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차분하게 물어봐주시는데 그 10분 동안 처음으로 누가 내 상태를 진지하게 들어준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약을 받을 수도 있고 안 받을 수도 있고, 상담만 받고 나올 수도 있어요. 한 번 가본다고 뭐가 확 결정되는 게 아니더라구요. 1년을 망설인 게 좀 아까웠어요. 그 1년 동안 혼자 버틴 시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