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 때는 퇴근하고 집 오면 진짜 조용했거든요. 밥 대충 먹고 누워서 폰만 보다가 자는 날도 많았는데, 말티즈 데려오고 나서는 집 분위기 자체가 완전 달라졌어요. 문 열고 들어가면 조그만 애가 꼬리 흔들면서 달려오는 그 순간 때문에 괜히 발걸음도 빨라지고요. 예전에는 주말에 늦잠 자는 게 제일 좋았는데 지금은 아침에 눈 뜨자마자 물 갈아주고 밥 챙기고 산책 준비하는 게 먼저예요. 처음엔 내가 이걸 계속 잘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같이 지내다 보니까 생활이 강제로 건강해지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제일 많이 변한 건 제가 걱정이 엄청 많아졌다는 거예요. 원래는 제 몸 하나는 대충 살아도 된다는 타입이었는데, 애가 조금만 다르게 걸어도 괜히 슬개골 쪽 불편한가 싶어서 자세히 보게 되고, 소파에서 뛰어내리는 것도 전보다 더 신경 쓰게 됐어요. 말티즈 키우시는 분들은 공감하실 것 같은데 털이 하얘서 그런지 눈물자국, 발바닥 털, 엉덩이 털 이런 것도 생각보다 자주 보게 되더라고요. 미용도 그냥 예쁘게 하는 문제만은 아니고 생활하기 편한 쪽으로 맞춰보게 되고요. 제가 너무 예민한 건가 싶다가도, 같이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혼자 사는 사람 특유의 적막감이 좀 덜해졌어요. 물론 손은 진짜 많이 가요. 외출 한 번 할 때도 시간 계산하게 되고, 약속 잡을 때도 애 혼자 있는 시간 먼저 보게 되고, 청소도 더 자주 하게 됐고요. 근데 이상하게 귀찮다기보다 마음이 더 단단해진 느낌이에요. 누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게 이렇게 크게 작용하는지 몰랐어요. 대신 요즘 고민은, 제가 너무 과보호하는 쪽으로 가는 건 아닌가 하는 거예요. 다들 입양 후에 성격이나 생활패턴 얼마나 바뀌셨는지 궁금해요. 특히 슬개골 걱정 때문에 집안 환경 바꾸신 분들 있으면 뭐가 좀 도움이 될 수 있었는지도 같이 듣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