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회사에서 한마디도 못 하고 그냥 꾹 참다가 집 왔는데 현관문 열자마자 애가 미친 듯이 뛰어나오는 거 보고 괜히 울컥했어요 ㅠㅠ 나 하나 기다렸다는 듯이 꼬리 흔들고 끙끙대는데, 나는 밖에서는 맨날 괜찮은 척하느라 속이 다 굳어 있거든요. 근데 그런 거 얘는 모르면서도 그냥 온몸으로 반겨주니까... 아 진짜 그 순간만큼은 숨이 좀 쉬어져요

씻지도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는데 무릎에 턱 올리고 가만히 올려다보는 거 있죠. 산책 가야 되는데 너무 지치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한참 멍때렸어요. 얘는 신났는데 나는 목줄 드는 것도 벅차고, 그런 내가 또 너무 싫고. 미안해서 더 못 보겠는데 또 얘 때문에 겨우 일어남... 진짜 웃기죠 ㅋㅋ 내가 얘 챙기는 건지 얘가 나 끌고 사는 건지

밖에 나가서도 별거 없었어요. 바람 좀 불고 애는 냄새 맡느라 바쁘고. 근데 그거 따라다니다 보니까 머릿속 시끄럽던 게 잠깐 조용해지더라구요. 다들 그냥 강아지랑 산책하는 평범한 저녁일 텐데 나한텐 그게 되게 큰 일이에요. 오늘도 겨우 버텼네 싶고, 집 와서 발 닦여주는데 갑자기 또 눈물남... 나보다 얘가 더 단단한 것 같아서요

가끔은 이런 날이 너무 많아서 지치는데도, 애가 옆에서 배 뒤집고 자는 거 보면 이상하게 내일도 한번 가보자 싶어요. 대단한 위로는 아닌데, 그냥 있어주는 거. 그게 이렇게 크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