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면서 말티즈 키운 지 좀 됐는데, 처음엔 그냥 작고 예쁘고 애교 많은 강아지 정도로만 생각했거든요. 근데 같이 지내보니까 진짜 사람 감정에 엄청 예민하더라고요. 제가 퇴근하고 기분 안 좋게 들어온 날은 평소처럼 장난감 물고 뛰는 게 아니라 조용히 옆에 붙어 있고, 반대로 제가 좀 신나 있으면 자기도 덩달아 들떠서 집안 분위기가 확 밝아져요. 말티즈가 유독 예민하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예민한 게 꼭 까다롭다는 뜻만은 아닌 것 같았어요. 잘 보면 진짜 교감이 깊은 편이더라고요.

그리고 털 관리, 눈물 자국, 슬개골 이런 건 키우기 전엔 그냥 인터넷에서 많이 보는 단어였는데 막상 키워보니까 왜 다들 그 얘기하는지 알겠더라고요. 특히 말티즈는 하얀 털이라 눈가나 입 주변이 금방 티가 나서 생각보다 자주 닦아주게 돼요. 산책도 무조건 오래 시키는 게 답은 아니고, 오히려 짧게 여러 번 나가거나 집에서 노즈워크 같이 머리 쓰는 놀이를 섞어주는 게 더 잘 맞는 날도 있었어요. 작은 몸이라 괜찮겠지 했다가 높은 소파나 침대 오르내리는 것도 신경 쓰게 됐고요. 이런 건 미리 알아두면 생활 습관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제일 의외였던 건 혼자 사는 사람일수록 규칙이 더 중요하다는 거였어요. 밥 시간, 산책 시간, 혼자 있는 시간 연습까지 대충 하면 바로 티가 나요. 저는 처음에 너무 예뻐서 계속 안아주고 반응해줬다가 분리불안 비슷하게 보일 때가 있어서 그때 좀 반성했어요. 물론 단정해서 말할 순 없지만, 적당히 혼자 노는 시간도 만들어주는 게 서로 편해질 수 있겠더라고요. 애정 많이 주는 거랑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는 건 다르다는 것도 키우면서 배웠어요.

그래도 1인가구에 말티즈 조합은 저는 만족도가 진짜 높아요. 집에 들어왔을 때 반겨주는 그 작은 존재가 주는 힘이 생각보다 크더라고요. 대신 작고 순해 보여도 그냥 “손 많이 안 가는 강아지”는 절대 아닌 것 같아요. 혹시 말티즈 키우시는 분들, 다들 제일 크게 느낀 점 뭐였어요? 저는 갈수록 얘가 저를 키우는 건가 싶을 때가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