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시작하고 나서 제일 힘든 게 뭐냐면 애가 조용해진 거예요. 원래는 좀 정신없어도 쫑알쫑알 말도 많고 웃음도 많았거든요. 근데 요 며칠은 약 먹는 시간만 지나면 표정이 뚝 죽어요. 멍하니 앉아있고, 제가 말 걸어도 반응이 늦고... 그거 보고 있으면 내가 괜히 먹였나 싶어서 진짜 마음이 철렁해요 ㅠㅠ
주변에서는 효과 있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저는 그 효과라는 말이 너무 싫어요. 애가 편해진 게 아니라 그냥 기운이 싹 빠진 느낌이라서요. 밥도 전보다 덜 찾고, 좋아하던 장난감 꺼내줘도 금방 손 놓고요. 밤에는 또 찡찡대고 예민해져서 안아주고 있으면 저까지 같이 울컥함... 이게 맞나 싶고
장거리라 남친이랑 통화할 때도 자꾸 이 얘기만 하게 돼요. 애 괜찮아질 거라고 해주는데 저는 눈앞에서 보는 사람이니까 자꾸 불안한 쪽으로만 가네요. 약 먹이면 나아져야 되는 거 아닌가 왜 더 낯설어지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냥 원래 그 생기 있던 얼굴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ㅋㅋ 그런 생각만 계속 들어요
하루 이틀 더 보면 괜찮아질지, 아니면 이 반응 자체가 안 맞는 건지... 솔직히 지금은 약 시간 다가오는 것만 해도 답답해요. 제가 너무 예민한 건가 싶다가도 애 얼굴 보면 또 아닌 거 같고. 괜히 미안해서 자꾸 더 안게 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