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목이 좀 뻐근한 건 직업병이라고 생각했음. 하루 종일 모니터 두 대 사이에서 고개 까딱까딱하고, 집중하면 턱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타입이라 거북목 풀옵션임. 그래서 처음엔 그냥 늘 있는 그 통증인 줄 알았는데, 어느 날부터는 오른쪽 날개뼈 안쪽이 같이 당기더라. 이쯤 되면 몸이 보내는 신호 같은데 저는 늘 그렇듯 "코드 한 줄만 더 보고..." 하다가 시간 날림.

근데 진짜 이상했던 건 아픈 위치가 자꾸 바뀌는 거였음. 목만 아픈 게 아니라 어깨로 내려오고, 팔 바깥쪽이 묘하게 저릿하고, 마우스 오래 잡으면 손끝 감각이 좀 둔해짐. 이때도 제가 한 짓은 검색이랑 스트레칭 영상 따라 하기 ㅋㅋ 의자 높이 바꾸고 모니터 받침 올리고 별짓 다 했는데, 웃긴 게 자세 고친다고 더 힘주고 앉아 있으니까 더 아픔. 인간이 이렇게 멍청할 수 있나 싶었음.

결정적으로 병원 가야겠다 싶었던 건 자고 일어났는데 고개를 오른쪽으로 거의 못 돌린 날이었음. 그냥 담 온 수준이 아니라 움직일 때마다 목 안쪽에서 전기 오는 느낌? 거기에 기침 한 번 잘못하면 팔까지 찌릿함. 그때 좀 쫄렸음. 아픈 건 버틸 수 있는데 저림이 내려가는 건 느낌이 다르더라. 일하다가 키보드 치는 속도까지 미묘하게 떨어지니까 아 이건 생산성 이슈다 싶어서 바로 감.

가서 사진 찍고 물리치료 받고 약 먹었는데, 의사가 오래 버티는 사람들이 꼭 "좀 나아지겠지" 하다가 선 넘고 온다고 하더라. 듣고 살짝 찔림. 저는 진짜 심한 사람들만 병원 가는 줄 알았거든. 근데 밤에 잠 깰 정도로 아프거나, 팔 저림이 반복되거나, 고개 돌리는 범위가 확 줄면 그때부터는 혼자 해결하겠다고 설치는 게 오히려 손해 같았음. 특히 통증이 며칠째 똑같거나 더 심해지면 몸이 알아서 복구 못 하는 상태 같더라.

웃긴 건 병원 다녀오고 바로 인생이 바뀌진 않았다는 거. 여전히 일 많으면 목부터 굳고, 자세 좋게 앉아야지 해놓고 30분 뒤엔 다시 새우 됨. 그래도 예전처럼 "며칠 더 보자" 하진 않게 됐음. 저림 오면 바로 경계하고, 통증이 근육통 선 넘는 느낌 들면 일정 밀어서라도 감. 괜히 참았다가 디버깅도 안 되고 잠도 못 자는 게 더 빡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