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준비 다시 시작하면서 병원에서 약 받아왔거든요. 첫째 때는 진짜 아무 생각 없이 먹었는데 이번엔 제가 예민해진 건지 몸이 하나하나 반응하는 게 느껴져서 좀 당황했어요. 배란 맞춰보자고 먹기 시작한 건데 먹은 다음날부터 아랫배가 묵직한 느낌이 계속 있고, 가슴도 괜히 먼저 붓는 것 같고... 아직 아무 일도 안 일어났는데 혼자 의미부여 오지게 하게 됨 ㅠㅠ
제일 달라진 건 감정인 듯해요. 원래도 생리 전엔 좀 널뛰기 하는 편인데 이번엔 그 타이밍도 아닌데 괜히 서운하고 괜히 울컥하고, 남편이 물 한 컵 덜 씻어놨다고 왜 이렇게 짜증나지 싶더라구요. 그러다 또 금방 미안해지고요. 스스로도 아 나 지금 좀 이상하다 싶어서 입 다물고 있었는데, 표정에서 다 티났는지 남편이 오늘 약 먹었냐고 먼저 물어봐서 웃겼어요ㅋㅋ
몸쪽은 또 미묘하게 잠이 많아졌어요. 밤에 푹 자는 것도 아닌데 낮에 멍하고, 커피 마시면 안 될 것 같아서 줄였더니 더 사람 축 처지는 느낌... 그리고 입맛이 좀 바뀌었어요. 원래 단 거 잘 안 찾는데 괜히 빵 냄새 맡으면 미치겠고, 먹고 나면 더부룩해서 아 또 왜 이래 싶고. 좋게 말하면 몸이 민감해진 거고 나쁘게 말하면 하루종일 제 몸 눈치 보는 중이에요.
이상한 건 머리로는 약 때문에 그럴 수 있다 생각하는데도 자꾸 이번엔 다르나? 싶다는 거예요. 첫째 준비할 땐 그냥 일정 맞추고 검사 받고 숙제처럼 했던 느낌이 있었는데, 둘째는 제가 나이도 더 먹었고 한 번 겪어봐서 그런지 작은 변화에도 심장이 먼저 반응해요. 기대했다가 괜히 실망할까봐 혼자 들떴다가 혼자 눌러앉는 중... 진짜 사람 마음이 제일 피곤하네요.
그래도 예전이랑 다르게 몸 신호를 좀 더 자세히 보게 되는 건 있어요. 약 먹으면서 좋아졌다 나빠졌다 그런 깔끔한 느낌은 아니고, 그냥 제 몸이 숨기던 걸 더 크게 말하는 느낌? 병원에서는 흔할 수 있다는데 집에 오면 또 검색하게 되고, 검색하면 또 별별 얘기 다 나와서 더 복잡해지고. 이번 달은 괜히 조용히 지나가진 않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