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쯤 전부터 오른쪽 뒤통수가 묵직하게 아픈 게 계속 있었어요. 처음엔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했죠. 나이도 있고, 일하다 보면 목도 뻣뻣하니까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이상하게 오전보다 오후 되면 더 조여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진통제 먹으면 잠깐 괜찮아졌다가 또 오고요. 이게 며칠이면 모르겠는데 계속 이어지니까 은근 신경 쓰였습니다.

그래도 사람 마음이 참 그렇더군요. 병원 가면 괜히 큰일처럼 들을까 싶고, 또 시간 빼는 것도 쉽지 않아서 미뤘어요. 그러다 어느 날은 운전하는데 순간 집중이 확 떨어지면서 머리가 띵한 느낌이 와서, 그날은 저도 좀 겁이 났습니다. 집에 와서 괜찮은 척했는데 속으로는 아 이건 그냥 넘길 일이 아니구나 싶었어요.

신경과 가서 증상 얘기하니까 의사가 묻는 게 꽤 구체적이더라고요. 언제부터인지, 어느 부위인지, 욱신거리는지 조이는지, 눈부심은 없는지 그런 거요. 대충 말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검사 얘기 나오면 늘 긴장하는 편인데, 이번엔 오히려 확인해보자는 마음이 더 컸어요. 기다리는 동안 괜히 별생각 다 났습니다 ㅠㅠ

다행히 급하게 큰 문제로 보이는 건 아니라는 얘길 들었고, 목이랑 어깨 긴장 쪽 영향도 있다고 했어요. 그 말 듣는데 솔직히 안심이 확 되더군요. 별거 아니면 다행인 거고, 아니었으면 더 늦기 전에 온 게 맞는 거니까요. 괜히 혼자 참고 버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진료실 나오면서 제가 제 몸 신호를 너무 쉽게 무시했구나 싶더라고요.

갔다 와보니 제일 크게 남은 건 그거예요. 아픈데도 바쁘다는 이유로 계속 뒤로 미루는 습관이요. 가장이면 더 버텨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몸이 먼저 무너지면 집도 일이 안 돌아가죠 ㅋㅋ 그날 이후로는 두통이 오면 무조건 기록해두고 있습니다. 위치랑 시간 정도라도 적어두니까 다음 진료 때 말하기 훨씬 낫겠더라고요. 별말 아닌 것 같아도 직접 가서 듣는 한마디가 사람 마음을 많이 놓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