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상하게 LP 한 장 끝날 때마다 생각이 많아져요. 예전엔 그냥 좋아하는 노래 틀어놓고 멍하니 듣는 시간이 좋았는데, 요즘은 그 멍한 시간이 오히려 제일 솔직한 시간이 되는 느낌이랄까. 바늘이 지나가면서 나는 아주 작은 지직거림 듣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차분해지다가도, 내가 너무 비슷한 하루만 반복하고 있나 싶어서 좀 묘해져요. 집순이라 집에 있는 건 여전히 좋은데, 좋아하는 것들이 너무 익숙해지면 그것도 조금씩 다른 외로움이 생기는 것 같아요.

특히 인디 음악 들을 때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들어요. 막 대단한 위로나 해답을 주는 건 아닌데, 누가 조용히 자기 얘기 꺼내놓는 느낌 있잖아요. 그래서 듣는 사람도 괜히 자기 얘기를 꺼내보게 되는. 저는 원래 뭐든 오래 붙잡고 있는 편이라 같은 앨범도 한참 돌려 듣는데, 요즘은 “내가 이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보다 “나는 아직도 이런 감정에 머물러 있구나”를 더 자주 느껴요. 취향이란 게 결국 현재의 나를 비추는 거라서 좀 신기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나이 먹을수록 사람 만나는 일보다 혼자 정리하는 시간이 더 중요해지는 것 같기도 해요. 예전엔 혼자 있는 시간이 그냥 편한 거였다면, 지금은 약간 회복에 가까운 느낌? 물론 너무 혼자만 있으면 생각이 안 좋은 쪽으로 길어질 때도 있어서 조심해야겠지만, 적당히 좋아하는 음악 틀어두고 방 정리하거나 창문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꽤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별거 아닌데도 마음이 “아 아직 괜찮다” 쪽으로 조금 기우는 날이 있더라고요.